순임금이 천하를 북인 무택에게 선양하려 했다.
무택이 말했다.
"그대의 사람됨은 이상하군!
밭도랑에서 살다가
요임금의 문하에서 노닐더니
이것으로 그치지 않고
그 욕된 행동으로 나까지 더럽히려 하는구려!
나는 그대를 보는 것조차 수치스럽다네."
이 말을 남기고 청령의 연못에 투신자살했다.
舜以天下讓其友北人無澤
北人無澤曰
異哉后之爲人也
居於견畝之中
而遊堯之門
不若是而已
又欲以其辱行漫我
吾羞見之
因自投淸冷之淵
- 讓王 10
문맥으로 볼 때 순임금과 무택은 어릴 때부터 친구 사이였다. 순이 요임금의 뒤를 이어받기 전까지는 둘은 같은 길을 가던 도반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순이 임금이 되면서 둘의 길은 정반대로 갈라졌다. 무택은 틀림없이 현실 지향적인 순을 경멸했을 것이다.
자신에게 왕위를 물려주려는 친구의 말에 수치를 느끼고 자살을 택한 무택의 이야기는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에나 있을 법하다. 선거철인 지금, 서로 자기를 뽑아달라고 경쟁하는 세태를 보면 더욱 그렇다. 무택은 멱라수에 몸을 던진 굴원이나, 수양산에서 굶어 죽은 백이 숙제보다도 한 수 위다. 무택은 극단적인 정신적 순결주의자였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창랑의 물이 흐리면 내 발을 씻으면 되는 것을[滄浪之水濁兮 可以濯吾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