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가 와서 내 방에 들어오면 이런저런 얘기 중에도 내가 먼저 책 이야기를 꺼낸다. 초등학교 3학년이니 책보다는 다른 데 관심을 둘 나이지만 책상에 놓인 책들을 보고 손주가 먼저 호기심을 보이기도 한다. 이번 주말에 왔을 때는 마침 마종기 시인의 라는 책이 있었다. 아이가 얼마나 이해할지는 모르지만 시인에 관한 이야기를 해 주고 책에 실린 시 한 편을 읽어 주었다. 손주가 반에서 좋아하는 남자아이가 있다는 얘기를 들은 터라 내가 고른 것은 '우화의 강'이었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설명을 곁들여서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일에 대해서 말해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