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면서 생기는 걱정거리 중 하나에 치매가 있다. 치매는 '나'라는 정체성을 완전히 파괴한다. 암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훨씬 더 악랄하고 심각하다. 대화를 하다 보면 제발 치매에 걸리지는 말아야 하는데,라는 말을 자주 하고 듣는다. '벽에 똥칠할 때까지 살아라' 만큼 심한 욕은 없다. 기억이 소멸되고, 자식을 못 알아보고, 아니할 말로 똥오줌도 구분하지 못하게 되는 처지는 어떤 걸까. 그런데 사람마다 나타나는 치매 증상에는 차이가 있다. 어떤 사람은 폭력적이 되고, 어떤 사람은 재물에 집착하고, 어떤 사람은 망상에 시달린다. 뇌의 특정 부위가 손상되어 그런지, 아니면 당사자의 무의식이 표출되어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살아온 이력과 무관하지는 않은 것 같다. 돌아가신 외할머니 경우는 사람을 찾는다고 낮밤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