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떠나가기 싫은가 보다. 가을이 성큼 다가오는가 싶더니 낮에는 반팔을 입어야 할 정도로 기온이 높다. 일교차가 커서 감기를 조심해야 할 날씨다. 한 달만에 뒷산에 올랐다. 8월 이후로 코로나에 걸리고, 허리를 삐끗해서 몸이 많이 부실해졌다. 일흔이 넘으니 노화 현상이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느낌이다. 이젠 '마음은 청춘'이라는 말도 쓰지 못하겠다. 산 입구의 햇빛을 잘 받는 나무에는 단풍물이 들기 시작했다. 산속은 여전히 여름이다. 가끔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가 산길의 사색을 끊는다. 가느다란 풀벌레 소리만 들리는 숲에서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는 천둥만큼 크다. 한 친구가 단톡방에 새무엘 얼만의 '청춘'이라는 시를 올렸다. 이 시를 애송했다는 맥아더는 일흔 살에 한국전에 참전하여 인천상륙작전을 지휘했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