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말씀하시다. "옛 것을 더듬고 새 것을 알아야 하니, 스승이란 한 번 되어봄직도 하지."
子曰 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
- 爲政 7
이번에 <논어>를 읽으며 온고지신(溫故知新)에 대해 새로운 점을 알게 되었다. 전에는 온고지신을 "옛 것을 더듬'어' 새 것을 안다"로 이해했다. 그러나 지금 읽는 번역은 "옛 것을 더듬'고'"로 되어 있다. 조사 '어'와 '고'의 차이는 크다. '옛 것'과 '새 것'이 종속관계가 아니라 병렬관계인 것이다. 전에는 온고지신을 떠올리면서 공자를 보수주의자로 단정했다. '옛 것'에 방점이 찍힌 것이다. 결코 그렇게 봐서는 안 된다는 걸 이번에 알았다.
또 하나는 온고지신이 스승됨과 관련해서 나온 말이라는 것이다. 온고지신할 수 있으니 스승도 되어봄직 하다는 뜻이다. 다른 사람을 가르치자면 옛 것과 함께 새 것도 알아야 한다. 즉, 스승을 하게 되면 자연스레 온고지신을 얻을 수 있게 된다. 교학상장(敎學相長)이라는 말이 있다. 가르치면서 나 또한 성장한다. 스승이란 제자를 가르치는 이상으로 자신의 지적 성장에 관심을 가지고 즐거워해야 한다. 그래야 스승의 자격이 있다.
공자는 정치에 관심이 있었지만 근본은 역시 개인으로서의 바른 인간이 되는 것이었다. 자신이 바로 서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 앞에 나설 수는 없는 일이다. 여기서 온고지신이란 고(故)와 신(新)의 균형과 조화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중용(中庸)의 의미와 다르지 않다. 그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