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 오브 뮤직'은 내가 좋아하는 영화다. 극장, TV, CD 등으로 아마 대여섯 번은 보았을 것이다. 아름다운 음악이 중심인 뮤지컬 영화지만, 나에게는 힘들 때면 꼭 기억나는 영화 속 대사가 하나 있다. 마리아가 수녀원에서 나오며 두려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하는 독백이다. "하느님은 한 문을 닫으시면 다른 문을 열어주신다!"
사는 게 뜻대로 안 되고 답답할 때면 문득 이 말이 떠오른다. 그래, 하느님은 한 문을 닫으시면 다른 문을 열어주시는 거야. 이렇게 다짐하듯 중얼거리면 어느새 마음이 차분해진다. 나에게는 불안한 마음을 진정시키는 주문과 같은 말이다.
옛말에도 곤궁이통(困窮而通)이 있다. 궁하면 통한다는 뜻이니 둘 다 비슷한 의미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 위기는 기회며, 끝은 곧 새로운 시작이다. '하느님은 한 문을 닫으시면 다른 문을 열어주신다'는 절망이 희망의 다른 이름이라고 말한다.
살다 보면 예기치 못한 불행과 대면한다. 고통과 시련 없는 인생은 없다. 애끊는 아픔을 겪기도 한다. 그러나 지나고 나서 보면 그때의 고통이 오히려 복(福)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인간의 단견은 사건이나 현상의 깊은 뜻을 헤아리지 못한다. 의미 없는 고통은 없다는 것만 어렴풋이 짐작할 뿐이다. 아픔 없는 성장은 없다. 인간 정신도 마찬가지다. 이 사실만 알아도 좀 더 씩씩하게 인생을 견뎌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영화 속 마리아는 수녀원 문을 박차고 나가며 'I have confidence'라는 노래를 부른다.
I have confidence in me
I have confidence in sunshine
I have confidence in rain
I have confidence that spring will come again
하늘 뜻에 대한 확신이 있는 사람에게 절망은 없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리라는 것을 안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 그러니 오늘의 근심은 오늘로서 충분하다. 나는 당신이 닫힌 문 때문에 슬퍼하기보다 열린 문을 바라보며 웃을 수 있기를 원한다. 고개를 꺾고 비탄에 잠긴 그대에게도 마리아의 이 말을 전하고 싶다. "하느님은 한 문을 닫으시면 다른 문을 열어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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