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에 있는 면앙정은 송순(宋純, 1493 - 1583)이 벼슬에서 물러나 고향에 세운 정자다. 작은 언덕 위에 들판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에 있는 정자는 생각보다 작고 아담하다. 송순이 자연 속에 묻혀 살겠다는 소박한 의지가 느껴진다. 송순은 정자를 지은 뒤 정자 주변에 주로 참나무과의 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면앙정 주위에는 오래된 갈참나무 네 그루가 있는데, 안내문에는 수령이 200 년으로 되어 있다. 그 나무를 송순과 연결시키고 싶지만 안내문 내용이 맞다면 송순이 심은 나무는 아닌 셈이다. 그러나 많고 많은 나무들 중에 흔하고 별 볼품 없는 갈참나무를 심었다는 것이 송순의 소박한 인간됨을 말해 주는 것 같아 반갑게 느껴진다. 십년을 경영(經營)하여 초려삼간(草廬三間) 지여 내니 나 한 칸 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