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나무 668

덕이동 느티나무

송포 백송에서 약 50 m 정도 떨어진 곳에 이 느티나무가 있다.어느 어린이집 마당에 있는데 행정 명칭으로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덕이동 207 번지이다. 나무는 두 개의 줄기가 한데 엉켜서 한 나무로 자라고 있다. 그 모습이 마치 연인이 포옹을 하고 있는 것과 같다. 재미있는 것은 나무 줄기가 갈라진 곳에 돌을 던져서 구멍에 들어가면 아들을 낳는다는 속설이다. 나무의 그 부부이여자의 몸을 연상시키는데, 돌을 던지는 행위는 합환의 상징일 것이다. 이것 또한 우리나라 곳곳에 산재하고 있는 득남 신화의 한 형태로 보인다. 나무는 키가 25 m, 줄기 둘레는 5.1 m이다. 수령은 약 500여 년이 되었다. 경기도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다.

천년의나무 2009.03.04

송포 백송

이 백송은 경기도 일산구 덕이동에 있는데 이곳의 옛 지명이 송포(松浦)였던 관계로 보통 송포 백송이라고 지금도 부른다. 이 나무를 만나러 가는 길은 무척 힘들었다. 덕이초등학교에서부터 묻기를 수 차례, 복잡한 골목길을 헤치고 나서야 겨우 만날 수 있었다. 백송은 존재하는 그 자체로 희귀성이 있다. 오래된 백송은 우리나라 전체를 통틀어도 열 그루 내외일 것이다. 그리고 대개의 백송은 중국과 연관된 유래가 전한다. 대부분의 백송은 중국에 사절로 갔던 선비들이 심었거나, 중국 사절이 선물로 가져온 것들이다. 이 백송 역시 조선 선조 때 유하겸이라는 사람이 중국 사절에게 선물 받은 것이라고 한다. 또 다른하나는 세종 16년(1434)김종서 장군이 개척한 육진에서 복무하던 최수원 장군이 고향에 오는 길에 가져다가..

천년의나무 2009.03.03

적갑산 물푸레나무 군락지

경기도 남양주시 적갑산에 물푸레나무 군락지가 있다. 나무의 나이나 한 자리에 모여 있는 것으로 보아 인공 조림을 한 흔적이 보인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여러 그루의 물푸레나무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물푸레나무는 가지 껍질을 벗겨서 물에 담그면 물빛이 푸르게 변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그래서 옛날에는 수청목(水靑木)이라고도 했다. 재질이 단단해서 농기구 등 쓰임새가 아주 많았다. 또 곤장이나 훈장의 회초리로도 썼다고 한다. 지금은 야구방망이나 스키 같은 운동기구로도 사용된다. 그래서 오래된 물푸레나무는 만나기가 어렵다. 쓰임새가 많으면 일찍 죽는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진한 회색 줄기에 흰색의 무늬가 불규칙하게 나 있는 것이 물푸레나무의 특징 중 하나다.나무는 가지가 많이 갈라지며 좀 산만한 느낌..

천년의나무 2009.02.26

전곡리 물푸레나무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 전곡리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물푸레나무가 있다. 나이는 약 350 년이고, 나무 높이는 20 m, 나무 둘레는 4 m에 이른다. 가까이 가서 보면 괴목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세월의 무게를 느낄 수 있다. 줄기는 잘려나간 것도 있고, 일부는 죽어있기도 하다. 그래도 나무의 위용은 대단하다. 그런데 이 나무를 찾아가는 길이 만만치 않았다. 송산에서 제부도로 가는 도로 옆에 있지만 지나쳐 버리기가 쉽다. 2006 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는데 눈에 잘 띄는 곳에 입간판이라도 있다면 좋을 것이다. 다행히 우리는 잠시 지나치기는 했지만다시 되돌아와서 들어간 마을에서 운좋게 이 나무를 발견할 수 있었다. 물푸레나무는 여러가지로 쓰임새가 많아 대개 오래 살지 못한다고 한다. 쓸..

천년의나무 2009.02.03

경복고 느티나무

경복고등학교 구내에는 시 보호수로 지정정된 느티나무가 한 그루 있다. 수령은 565 년이라고적혀 있지만 얼마나 사실인지는의문이다. 오래된 나무를 일 년 단위까지 자세하게 나타내는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러나 그런 년수를 떠나서 이 나무와는 여기서 근무하는 5 년동안 정이 많이 들었다. 사람이라면 초지일관 한 자리에서 자신의 위치를 지키지는 못했을 것이다. 사실 나무에 대해 존경의 념을 품는 게 그것이다, 힘들어도 어려워도 나무는 자신의자리를 지킨다. 나무는 인간처럼 촐삭대지는 않는다. 세파에 시들려 축 처진 몸과 마음으로 교정을 나설 때, 세상과 인간을 원망하며 무거운 발걸음을 옮길 때 느티나무는 한결같은 모습으로 그 자리에서 나를 지켜봐 주었다. 출근길의 바쁜 발걸음이며 퇴근길의 지친 발걸음을 느티..

천년의나무 2009.01.30

화동 회화나무

지금은 정독도서관이 있지만 예전에는 여기에 경기고등학교가 있었다. 행정명으로는 서울시 종로구 화동이다. 도서관으로 들어가는 얕은 경사의 오르막길 옆에 이 회화나무가 있다. 보호수라는 입간판이 있지만 주변 환경은 나무에 대한 배려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나무가 서있는 땅도 옹색하기 그지 없는데 마치 쓸데없는 물건이 괜한 땅을 차지하고 있다는 듯 천덕꾸러기취급을 받는 것 같다. 그래선지 나무도 그 크기에 따르는 위용이 느껴지지 않는다.지금은 주변이 무슨 공사중인지 더욱 어수선하다. 이 나무는 높이가 17 m, 줄기 둘레는 2.9 m이고, 나이는 약 200여 년이 되었다. 이왕 공사가 시작되었으니 나무 주위도 잘 단장해줬으면 좋겠다.

천년의나무 2009.01.05

서초동 향나무

지하철 서초역 사거리에 큰 향나무가 있다. 높이가 15.5 m에나이가 870 살이나 된 서울에서는 가장 크고 오래된 향나무다. 이 나무는 나이에 비해 줄기는 굵지 않은데 키가 커서 무척 날씬하다. 그리고 일반적인 향나무의 특징인 가지의 뒤틀림 현상도 별로 없이 곧게 자랐다. 신촌에 나가는 길에 이 나무를 보기 위해일부러 길을 돌아서 서초역에서 내렸다. 나무는 도로 한가운데 있어서 가까이 접근할 수가 없다. 이곳은 지금은 대법원과 대검찰청이 들어선 법원 단지이지만 전에는 비닐하우스촌이었다고 한다. 개발이 되면서 나무는 고립무원이 되었는데 그래도오래된 나무를 지키고 보호하려는 배려가 있어 고맙다. 사실 우리나라만큼 나무를 인간과 동일시하거나 신성시 하는 민족도 드물다고 한다. 나무를 시집 보낸다는 말도 있고..

천년의나무 2008.12.27

충정로 회화나무

조선의 궁궐들이 몰려 있는 서울 종로구에는 오래된 회화나무가 많다. 옛 사람들이 회화나무를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안다면 충분히 이해가 되는 일이다. 아마 고목의 회화나무 밀도로는 이곳이 전국에서 최고일 것이다. 종로구 충정로 농협중앙회 앞 뜰에도 오래된 회화나무가 한 그루 있다. 수령은 약 500 년으로 추정되는데 노쇠한 흔적이 역역하다. 줄기의 대부분은 썩어서 보형재로 채워져 있다. 가지도 죽어서 그랬는지 여러 개가 잘려나갔다. 겨울이어선지 더욱 앙상해 보여안쓰럽게 느껴졌다. 이 나무는 중국 사신이 와서 기념으로 심은 것이었다는 설이 있다. 그렇다면 이곳은 조선시대 때에는 어느 관청의 마당이었을지 모른다.수백 년의 세월이 흐르고 이제 나무만 홀로 남았다. 그러나 나무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으니 나그네 역..

천년의나무 2008.12.22

사직동 향나무

종로구 사직동에 있는사직단 앞 거리에 이 향나무가 있다. 아마 전에는 여기까지 사직단 경내였을 것이다. 어디나 마찬가지였겠지만 도시가 개발되면서 사직단의 일부가 도로로 들어간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향나무는 홀로 쓸쓸하게 서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 대개 향나무를 경내로 옮기는 것이 보통인데 그러지 않은 걸 보면 나의 추정이 잘못되었을 수도 있다. 나무의 나이는 230 년 쯤 되었고, 키는 14 m, 줄기의 둘레는 1.8 m이다. 나무는 도시의 매연 탓에 무척 추레해 보이고 줄기는 온통 검게 변해 있다. 큰 키를 버틸 힘조차 없는 듯 철제 버팀목에 기댄 모습이 지팡이를 짚고 겨우 서 있는 할아버지 같이 허약하게 보인다. 도시속의 나무들은 인간의 보호를 받기는 하지만 다들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천년의나무 2008.12.18

행촌동 은행나무

서울 종로구 행촌동 주택가 골목에 큰 은행나무가 있다. 행촌동(杏村洞)이라는 이름도 이 나무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연립주택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지만 예전에는 은행나무들이 자라던 한양 성곽에 인접한 마을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모습에서 옛 모습을 상상하기는 어렵다. 나무는 수령이 약 420 년으로 추정되고, 높이는 23 m, 줄기 둘레는 6,8 m이다. 길이가 긴 키다리로 보이는 것은 옆으로 난 가지들을 잘라냈기 때문이다. 나무 바로 옆에까지 주택이 들어서는 바람에 나무는 옆으로 자랄 여유가 없다. 보는 사람도 답답한데 나무는 오죽 하겠는가 싶다. 서울시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는데 나무를 위한 배려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나무가 있는 곳은 행주대첩의 영웅인 권율(權慄) 장군의 집터였다고 한다...

천년의나무 2008.12.12

참성단 소사나무

강화도 마니산 참성단(塹星壇)은 단군이 하늘에 제사를 올리던 제단으로 전해지고 있다. 옛 기록에 따르면 단군은 평양에 도읍한 후 뒤에는 이곳 마니산으로 옮겨제단과 성을 쌓고 천제를 올렸다고 한다. 그러므로 이곳은 개국설화와 관계된 신성한 곳이다. 고래시대 때부터는 임금이나 제관이 찾아와 여기서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 이 참성단 안에 나무 한 그루가 있다. 태백산 박달나무 아래서 나라를 열었다는 단군 설화를 생각하면 박달나무여야 할 것 같은데 엉뚱하게도 소사나무라고 한다. 소사나무는 마니산에서흔히 볼 수 있는데 해변가에서 잘 자라는 키 작은 나무다. 영흥도 십리포 해수욕장에는 대규모 군락지가 있다. 몇 년 전에 찾아가 보았을 때는 여러 갈래로 갈라진 울퉁불퉁한 줄기가 인상적이었다. 참성단은 출입이 금지되어..

천년의나무 2008.11.28

주흘관 전나무 그루터기

는 죽어서도 그루터기가 되어 피곤한 나그네에게 의자가 되어준다. 그뿐만이 아니다. 죽어서 쓰러진 나무등걸에서 수많은 숲 속의 생명체들이 살아간다. 전체 숲 생물종의 약 30 %가 죽은 나무 한 그루를 중심으로 연결되어 살아간다는 조사도 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되돌려주는 나무의 모습은 차라리 전신공양에 가깝다. 나무가 원래 이타적인 존재인 것은 아니다. 나무도 오직 자신의 생존과 번식을 위해 살아간다. 그러나 살아가는 행위 자체가 전체 생태계에 도움이 되며 그와 조화를 이룬다. 그것이 인간과 다른 점이다. 무엇을 도와주려고 하거나 기여하려고 하지 않지만나무의삶은 모든 존재에게 필수불가결이다. 그것이 나무가 아름다운 이유다. 그래서 나무는 죽어서도 아름답다. 문경새재 주흘관 옆에 전나무 그루터기가 보존되어..

천년의나무 2008.11.23

교귀정 소나무

문경새재에 있는 교귀정(交龜亭)은 조선시대에 경상감사가 한양을 출발해 부임할 때 신, 구 경상감사끼리 업무 인수인계를 하던 곳이다. 신임 경상감사가 이곳에 도착하면 기다리고 있던 구 경상감사가 관인과 인계인수 물목을 적은 서책을 건네며 교인식(交印式)을 거행했다. 경상감사 도임 행차는 취타대를 선두로 해서 총 300 명 가량의 큰 행렬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교귀정에서 그런 큰 행사가 치러졌다면 아마 이곳에는 정자 외에도 숙소 등 여러 시설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많은 인원이 문경새재를 걸어서 넘자면 중간에 숙박시설이 없어서는 불가능할 것 같다. 옛날 같으면 여기서도 한참을 더 가야 산을 벗어나게 되었을 것이다. 이곳 교귀정에 멋지게 생긴 소나무 한 그루가 있다. 비스듬히 자란 줄기는 S자 모양으로 휘어져..

천년의나무 2008.11.18

옥대리 은행나무

영주에서 소백산 고치령을 넘어가기 위해서는 단산면 옥대리를 지나야 한다. 길가를 따라 오래된 나무들을 볼 수 있는데 이 은행나무는 옥대 3리로 들어가는 마을 입구에 있다. 수령은 약 700 년이 되었다. 나무는 노쇄하여 줄기는 많은 부분이 보형물로 채워져서 지탱되고 있다. 위쪽의 원줄기도 죽었는데 새로난 가지에서잎이돋아나고 있다. 그래서 나무도 나이에 비해서는 아담하고 단촐해 보인다. 아마 인공적인 도움의 손길이 없었다면 나무는 진즉 쓰러졌을지 모른다. 은행나무는 약 1억 5천만 년 전인 쥬라기 때에 가장 번성했다. 그리고 중생대가 끝나면서 쇠퇴했는데 공룡과 거의 운명을 같이 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으로부터 1천 년 전에는 중국에만 겨우 몇 그루가 생존해 있었다고 한다. 그러던 것이지금은 전세계로 퍼져나..

천년의나무 2008.11.14

금성단 은행나무

충절의 고장인 순흥 금성단 옆에신목(神木)이라 불리는은행나무가 있다. 1457 년, 순흥에 위리안치되어 있던 금성대군을 중심으로 한 단종복위운동이 발각되고 순흥 고을은 역모지라 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처형되는 피바다가 된다. 이 사건으로 순흥부는 폐지되고 풍기군에 병합되어 버렸는데, 그때도 고목이었을 이 은행나무 또한 갑자기 죽었다고 한다. 그뒤200여 년이 지나 순흥도호부가 회복되고 사육신이 신원되자 다시 살아났다고 하는신기한 나무다. 키가 30 m에 이르는 이 나무는 두 개의 줄기가 힘차게 위로 솟아있다. 나이는 1100 살 정도로 추정된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삼척의 늑구리 은행나무와 서로 부부관계라는 것이다. 두 나무가 떨어진 거리는 직선으로도 60 km가 되어 생물학적으로 수분이 될 가능성은 적어..

천년의나무 2008.11.10

늑구리 은행나무

삼척시 도계에 늑구리라는 산촌마을이 있다. 늪이 9 개가 있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는데 지금도 남아 있는 몇 개의 늪을 볼 수 있다. 늑구리 은행나무를 보기 위해서 일부러 이 마을을 지나쳐서 찾아갔다. 나무만 보자면 고사리역에서 올라가는 게 쉽지만 산촌의 모습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경사가 있었지만 밭은 넓었고 앞쪽으로 육백산이 은행나무는 마을 아래쪽 산비탈에 우뚝 서 있었다. 대개 은행나무는 마을이나 인가 가까이에 있는데 이 은행나무는 외따로 떨어져 있었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수령이 1500 년이라고 안내문에 적혀 있다. 사실이라면 우리나라에서 최고령인 셈이다. 그런데 이 은행나무는 강원도 지정물로 되어 있을 뿐 천연기념물에 들어가 있지 않다. 얼마나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 나무의 크기는 높이 20..

천년의나무 2008.11.10

가수리 소나무

강원도 정선읍 가수리는 조양강과 지장천(동남천)이 합류하는 마을이다. 두 강은 이곳에서 합류하여 이름도 동강으로 변하고 영월로 흘러간다. 마을 이름인 가수리(加水里)는 아마 두 물이 합해져 더해진다는 뜻인 것 같다. 이 마을강가에 있는 절벽 위에 우뚝 선 한 그루 소나무가 있다. 수형은 속리산의 정이품송을 닮은 원추형인데 높은 절벽 위에 서 있는 품새가 가히 낙락장송이라 부를 만하다. 주변의 풍경과도 멋지게 어울리는 군계일학이 아닐 수 없다. 원래 이곳이 오송정(五松亭)이라 불렸다는데 그렇다면 예전에는 다섯 그루의 소나무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나무의 수령을 마을 사람들은 1천 년이 되었다고 믿고 있다. 이 몸이 죽어가서 무엇이 될고 하니 봉래산 제일봉에 낙락장송 되었다가 백설이 만건곤할 제 독야청청하리라..

천년의나무 2008.11.06

마니산 소나무

서해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마니산 정상부에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바위 틈에 자리를 잡아선지 힘들고 야위어 보이는데, 더구나 서쪽에서 불어오는 강한 해풍 탓으로 몸은 완전히 육지 쪽으로 기울었다. 그러나 분재 같은 늘씬한 몸매는 지나는 등산객의 시선을끌아당긴다. 줄기는 용틀임 하며 올라오다가 두 갈래로 갈라졌는데, 만약 수령이 오래 되었다면 명품 소나무 반열에 오를 만한 모양새다. 전에는 나무만 있었는데 이번에 보니 새로이 보호 철책을 둘렀다.사람의 손을 피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비록 크기는 작지만 이 나무를볼 때 낙락장송(落落長松)이 떠올랐다. 낙락장송의 기상이라면 이렇듯 홀로 산꼭대기에서 당당하게 있는 모습이 떠오른다. 더구나 영산(靈山)이라는 마니산 정상에 있으니 이 나무의 기..

천년의나무 2008.10.31

오가리 느티나무

괴산군 장연면 오가리에 있는 이 느티나무를 만나러 갈 때는 해가 기우는 저녁 무렵이었다. 면소재지는 도로 공사로 어수선했다.나무를 찾지 못해서 헤매다가 길에서 일하고 있던 인부에게 물으니 바로 가르쳐 주었다. 작은 다리를 건너니 우령마을 안내판이 나오고 바로 두 그루의 느티나무가 눈에 띄었다. 오가리(五佳里)는 산, 물, 땅이 좋고 곡식과 인심까지 좋아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그래선지 마을 안내판도 친절하고 재미있었다. 마을 전경을 찍은 사진에 집집마다 주인 이름을 적어 놓아서 누구라도 쉽게 집을 찾을 수 있게 했다. 여기는 원래 세 그루의 느티나무와 정자가 있어 삼괴정(三槐亭)으로불렸다고 한다. 약간 높은 곳에 있는 느티나무를 상괴목이라 하는데 줄기 둘레 8 m, 높이 25 m로 하괴목보다 더 크다. ..

천년의나무 2008.10.29

삼송리 왕소나무

괴산은 나무의 고장답게 멋진 노거수들이 많지만 나무에 대한 안내는 미흡한것 같다. 적어도 천연기념물 나무는 도로변에 안내 표시판이 있었으면 좋겠다. 청천면 삼송리에 있는 이 왕소나무도 길을 지나치고 몇 번을 물어서야 찾아볼 수 있었다. 마을 뒤 작은 언덕 위에 있는 이 소나무에서는 사람을 압도하는 기운이 뿜어져 나온다. 땅에서 힘차게 솟아오른 줄기는 둘로 갈라졌는데 기묘하게 비틀리면서 올라가고 있다. 회오리바람의 용틀임이 연상된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 왕송(王松), 또는 용송(龍松)이라고 부르는가 보다. 언덕에는 이 나무 외에도 여러 그루의 소나무들이 함께 자라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이 나무가 단연 으뜸인 것은 물론이다. 다른 나무들은 임금을 호위하는 문무백관들 같다. 삼송리(三松里)라는 지명은 세 그..

천년의나무 2008.10.22

청용리 느티나무

참 이쁜 느티나무다. 멀리서 보나 가까이서 보나 자태가 곱고 단아하다. 단정히 머리를 빗고 앉은 고운 여인네를 보는 것 같다. 이 느티나무는 괴산군 청안면 청용리에 있는데 나이는 300 살 쯤 되었다. 나무의 높이는 15 m, 줄기 둘레는 5.5 m이다. 그런데 들판에 있는 이 느티나무는 조금은 외로워 보인다. 느티나무는 아무래도 마을에 사람들과 함께 있어야 어울리는 것 같다. 그러나 그건 사람의 생각이고, 느티나무는 차라리 저 장소가 자유롭고 좋을지 모른다. 바람이 거침없이 지나가는 길에서 밤이면 별 친구들도 맘껏 만날 수 있으니 말이다.

천년의나무 2008.10.22

읍내리 회화나무

괴산군 청안면 읍내리에는 오래된 나무들이 여럿 있다 그중에 옛 동헌 건물 옆에 이 회화나무가 있다. 지금은 울타리 밖이지만 옛날에는 관아 건물들 사이에 있었을 것이다. 회화나무와 관청은 잘 어울리는데, 예부터 선비들이 좋아했던 나무였기 때문이다. 이 회화나무는 숙종 29년(1703)에 생원과 진사에 급제한 사람들이 친목과 행정 자문, 그리고 학문을 논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당시 동헌 옆에 심었다고 한다. 그러니 수령은 300여 년 쯤 되는 셈이다. 나무의 크기는 높이가 16 m, 줄기 둘레는 3.8 m이다. 줄기는 두 갈래로 갈라져서 방사상으로 퍼져 있다. 군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주변은 어수선하다. 천연기념물에 올리는 것도 고려중이라는데 좀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할 것 같다.

천년의나무 2008.10.17

읍내리 느티나무

청안면 읍내리에 있는 은행나무를 찾아가던 길에 읍내리 경찰 지구대 옆에 있는 이 느티나무를 우연히 발견했다. 이렇듯 예기치 않게 새 나무를 알게 되는 경우는 그 기쁨이 더욱 크다. 더구나 이 느티나무는 사람의 시선을 당기는 마력이라도 있는 듯 했다. 엄청나게 굵은 줄기와 그에 비해 왜소한 가지의 불균형이 범상치 않은 느낌을 주었다. 안내문에 보면 이 나무는 고려초에 심은 것으로 되어 있는데 그렇다면 수령은 1천 년이 족히 넘는다. 사실이 그렇다면 대단한 나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러나 보호수로도 지정되어 있지 않은 걸 보니 얼마까지 믿어야할 지는 의문이다. 나무는 거대한 줄기에 비해서 상체는 매우 왜소하다. 아마 가지들이 죽고 새 가지가 자랄 여력이 없는 상태인지도 모른다. 줄기도 뒷부분은 거의 썩어 없..

천년의나무 2008.10.17

읍내리 은행나무

괴산군 청안면 읍내리 청안초등학교 운동장에 천년 은행나무가 있다. 전하는 말에 따르면 고려 성종(981-997) 때 이 고을의 성주가 '청당(淸塘)'이라는 연못을 파고 둘레에 나무를 많이 심었다는데, 지금까지 남아 있는 유일한 나무가 이 은행나무라고 한다. 연못 자리가 지금은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변했고, 나무는 운동장 한 켠에 자리잡고 있다. 이 나무 속에는 귀 달린 뱀이 살고 있다는 전설이 있어 아무도 이 나무를 해할 수 없었다고한다.그런 덕분에 천년의 세월을 살 수 있었을 것이다.나무의 높이는 17 m, 줄기 둘레는 7.1 m이다. 나무는 연륜에 비해서는 그렇게 우람하지는 않지만,줄기는 천년 세월을 말해주듯 굵고 우락부락하다. 이 나무를 찾아간 날, 학교는 수업중이라 조용했고 땅에는 노란 은행알이많이..

천년의나무 2008.10.17

용기리 느티나무

진천군 초평면 용기리 넓은 들판 한가운에 이 느티나무가 있다. 멀리서도 쉽게 눈에 띄는데 가까이 가서 보면 크기도 크기려니와 두 줄기에서 갈라진 수형이 마치 나비의 날개를 편 모양같다. 전체적으로 잘 균형이 잡힌 멋진 느티나무다. 또 이 느티나무 옆에는 정선 전씨(旌善 全氏) 효부문(孝婦門)이 있는데 조선 현종 7년(1666)에 건립된 것이다. 이 나무의 나이와 대략 비슷한 걸 보니 나무와 효부문이 관련이 있지 않나도 싶다. 나무는 높이가 11 m,줄기 둘레는 6.4 m에 이르고 나이는 300여 년이 되었다. 땅에서 두 줄기가 나와 하나로 합쳐졌다가 다시 갈라졌다. 모양새가 무척 아름다운 느티나무다.

천년의나무 2008.10.13

일원동 느티나무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서울시 보호수로 지정된 느티나무가 있다. 대모산 자락에 숨어있어 쉽게 눈에 띄지는 않는다. 90년대에 이곳이 택지지구로 개발되기 전에는 농가 몇 채가 있었던 작은 마을이었다. 지금은 터널이 뚫리고 아파트로 둘러싸여 있는데, 나무 주위는 작은 공원이 만들어져 있다. 마침 공원 의자에 여든이 넘으신 할머니 두 분이 앉아계시다가 나무를 살피는 나를 보고는 나무에 대해 친절히 설명을 해 주셨다. 당신이 이 마을로 열일곱 살에 시집을 왔을 때 이웃집 마당에 이 느티나무가 있었다고 한다. 그때도 그늘을 온 집에 드리울 정도로 나무가 컸는데, 개발이 되면서 집이 헐리고 덩그마니 나무만 남았다는 것이다. 한때 나무가 병에 걸려 줄기가 썩으며 쇠약해졌는데 나라에서 주사도 주고 줄기도 때우고 해서 지..

천년의나무 2008.10.04

창경궁 황철나무

아직도 처음 들어보게 되는 나무 이름이 있다. 황철나무도 그랬다. 황철나무는 흔히 볼 수 있는 나무가 아닌데 버드나무과 중에서 사시나무 종류에 들어간다고 한다. 황철(黃鐵)이라는 한자 이름도 특이하다. 창경궁 서편에 큰 황철나무가 있다. 어두운 색의 굵은 줄기가 굉장히 우락부락하게 생겼다. 원래 궁궐에 있을 나무가 아니므로 일본인들이 창경원을 꾸밀 때 심은 것으로 추정된다. 원래 두 그루가 나란히 자라고 있었는데 하나는 죽었다고 가지를몽땅 잘랐다. 그런데 아래 밑둥에서는 새 가지가 나오며잎이 돋아나고 있었다. 아직 뿌리는 완전히 죽지 않은 것 같다. 황철나무의 목재는 가볍고 연하여 상자나 펄프를 만드는데 쓰인다고 한다.

천년의나무 2008.09.18

창경궁 주목

창경궁 함인정(涵仁亭) 앞에 기이하게 생긴 주목이 있어 눈길을 끈다. 두 줄기 중 하나는 꼿꼿이 서 있는데 다른 하나는 45도 각도로 기울어져 있으면서 잎이 하나도 없다. 바로 서 있는 줄기도 중간에서 잘려있어 제대로 성장한 모양이 아니다. 벼락을 맞아서 저런 기형이 되었다고 한다. 나이는 300 년으로 추정되는데 살아 천 년 죽어 천 년이라는 주목의 수명에 비하면 그리 오래 되지도 않았다. 삶의 어느 한 시기에 찾아온 충격이 나무에게는 엄청난 고통이 되었는지 모른다. 나이에 비해서는 많이 늙고 힘들어 보였다.

천년의나무 2008.09.18

경복고 무궁화

무궁화가 나라꽃이지만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한오래된 무궁화나무가 없음은 아쉬운 일이다.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무궁화 중 가장 오래된 것이 백 년 남짓 된 것으로 알고 있다. 경복고 교정에 있는 이 정도의 무궁화라면 보기 드물게 크게 자란 것이다. 백단심계의 이 무궁화는 수형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품종도 우수하다고 인정을 받았다. 이 정도면 꽃이 아니라 나무 자체에서도 품격이 느껴진다. 나무를 하얗게 덮던 꽃들도 지금은 듬성듬성해졌다. 무궁화는 초여름에서 가을에 걸쳐 석 달 정도 피고지고를 반복한다. 매일 새로운 꽃으로 단장하니 한 나무에서 거의 5천 송이 가까이나 피었다가 지는 셈이다. 예쁜 꽃이 단 하루만 피었다가 사라진다니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만, 끊임없이 꽃을 피워내는 그 생명력에는 감탄하지 않을 ..

천년의나무 2008.09.10

백양사 갈참나무

장성의 백양사(白羊寺)로 들어가는 진입로를 걷다 보면 아름드리 갈참나무들의 환영을 받는다.그 중에서도 '할아버지 나무'라 할 수 있는 이 갈참은 수령이 700 년이나 되었다. 키고 크지만 줄기의 굵기도 엄청나다. 특히 땅으로 파고들어가는뿌리에서는 범접할 수 없는 힘이 느껴진다. 옆에 있으면 큰 나무의 위용에 압도 당하지 않을 수 없다. 언젠가의 가을에 내장사에서 백양사로 넘어가는 길의 코스모스가 무척 아름다웠다. 지금도 가을 하면 그 길의 코스모스가 먼저 떠오른다. 이번에 보니 백양사로 들어가는 진입로에는 단풍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었다. 가을이 되면 이곳의 단풍길도 무척 아름다울 것 같다. 단풍 터널이 끝나고 절이 가까워지면서는오래된 갈참나무들이 나타난다. 오래된 나무에게서 느낄 수 있는 신비한 기운이 ..

천년의나무 2008.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