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리 피는 곳이 어디 경안천만이겠는가. 가을이면 우리나라의 물이 있는 곳 어디서나 지천으로 피어난다. 얼마나 많이 자라기에 '고만' 피라고 '고마리'라 불렀을까. 고마리 어원이 '고마운 이'라는 설도 있다. 하수구 물을 정화하는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심지도 않았는데 제가 알아서 자라나 물을 맑게 해 주니 더 이상 고마울 수가 없다.
흔하다고 소홀히 여기지만 고마리 꽃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보석처럼 예쁘다. 연꽃을 찬탄하지만 고마리 꽃도 그에 못지않다. 물의 청탁을 가리지 않고 맑게 피어나는 네 모습이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