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366

탄천을 걷다

탄천은 경기도 용인에서 발원해서성남을 지나 한강에합류하는 길이 35km의 한강 지천이다. 탄천(炭川)이라는 이름은 옛날에 숯을 많이 구워서 물이 검게 되었기 때문이라는데, 지금은 오염원은 다르지만 물색이 검은 것은 마찬가지다. 하수처리장이 있다지만 아직 용량 부족인지 도시에서 쏟아지는 생활 하수는 천을 온통 시꺼멓게 물들이고 있다. 가까이 가면 썩는 냄새가 얼굴을 찌푸리게 한다. 지금 우리나라의대부분의 강들이 이렇게 몸살을 앓고 있을 것이다. 특히 대도시 주변을 흐르는 강들은 이미 생명력을 상실했다. 마치 인공호흡기로 살아가는 중환자실의 환자 같이 보여 마음이 아팠다. 위의 사진은 서울공항 인근의 탄천과 산책로이다. 공항을 닮아선지 천도 길도 활주로 마냥 직선으로 끝없이 뻗어있다. 붉은색 길은 자전거로이..

사진속일상 2006.01.11

한강을 걷다[선유-뚝섬]

오늘은 선유도에서 출발했다. 선유도에서 여의도까지 간 후, 서강대교를 건너 강 북단으로 건너가서 뚝섬까지 걸었다. 걸은 거리는 22km였다(12:00-17:00). 선유도공원은 깔끔하게 잘 꾸며져 있었다. 원래 이 섬에는 선유봉이라는 절경의 봉우리가 있었다는데 60년대 개발 열풍에 사라져 버렸다니 안타깝기만 하다. 서강대교에서 바라본 여의도. 쌍둥이빌딩과 63빌딩의 단순한 조형미가 아름답게 보였다. 서강대교에서 내려다 본 밤섬의 전경. 철새의 낙원이라는데 오늘은 철새 그림자 조차 찾아보기 어려웠다. 사람 발길이 끊긴 밤섬은 덩굴식물의 천국이 되었다. 나무를 뒤덮은 모양이 마치 이불을 뒤짚어 쓴 듯 기묘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그러나 나무는 얼마나 답답할까? 한강 고수부지는 온통 시멘트로 도배를 했는데 ..

사진속일상 2006.01.02

2005년의 끝 날

한해의 끝 날이어선지 마음이 허전하다. 지난 한해 특별히 잘못 산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그래도 왠지 아쉽고 쓸쓸하다. 해가 바뀌고 나이가 한 살 더 많아지는 것을 우리말로는 나이를 ‘먹는다’고 한다. 보통 먹는다는 것은 허기가 채워진다는 뜻인데, 그러나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도리어 더 허기지고 갈증에 시달리게 되는 것 같다. 오늘 아침 신문에 ‘먹는다’는 표현에 대한 재미있는 기사가 실렸다. ‘새해가 되면 떡국을 먹는다. 그리고 나이도 한 살 더 먹는다. 같은 동양문화권인데도 중국 사람들은 나이를 첨(添)한다고 하고, 일본 사람들은 도루(取)한다고 하는데 유독 우리말이 먹는다고 한다. 이 지구상에는 3000종 이상의 언어가 있다고 하지만 나이를 밥처럼 먹는다고 하는 민족은 아마 우리밖에 없을 것 같다..

사진속일상 2005.12.31

눈 내린 한강과 청계천을 걷다

밤 사이에 첫눈이 내렸다. 올해 서울 지방의 첫눈은 기록상으로는 11월 28일이지만 그때는 가는 눈발이 잠깐 비치며 땅에 쌓이지도 않고 지나가서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아이들이 눈장난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제대로 내렸다. 그러나 기온도 많이 떨어지고 바람도 세차게 불어서밖에는 종종걸음을 치는 사람들밖에 보이지 않았다. 한강길을 걷기 위해 아내와 같이 다시 밖으로 나섰다. 지난 번에는 아내가 발이 부르터 고생을 한 탓에 이번에는 신발을 런닝화로 바꿔 신고, 또 추운 날씨에 대비해서 중무장을 하고 출발했다. 11:30에 집을 나서 올림픽대교에서 시작해 한강 북쪽 길을 따라 걸었다. 휴일인데도 날씨 탓인지 사람들은 별로 보이지 않았다. 잠실철교, 잠실대교, 청담대교, 영동대교, 성수대교를 거치며 중랑천과 합류하는..

사진속일상 2005.12.04

한강길 30km를 걷다

어제는 오랜 시간 한강 둔치길을 걸었다. 배낭에 가벼운 간식거리를 챙긴 후 아내와 같이 10시 30분에 집을 나섰다.집이 한강에서 가까운 관계로 10여분이면 한강에 닿을 수가 있다. 걸어서 잠실대교를 건너 남쪽 잠실지구 둔치로 갔다. 사람들은 대개 한강 다리를 걸어서 건너려고 하지 않지만 시끄러운 자동차 소음을 견딜 마음만 있다면 다리를 건너보는 맛도 색다르다. 여기서 한강 둔치의 남쪽 길을 따라 선유도까지 걸을 예정이었다. 거리로는 약 25km, 7시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되었다. 어제는 맑고 바람도 잠잠한 좋은 날씨였다. 그러나 한강공원에는 늦가을의 조금은 쌀쌀한 날씨 탓인지 놀러나온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인라인스케이트를 즐기는 젊은이들의 행렬이 가끔씩 바람을 가르며 지나갔다. 두 시간 정..

사진속일상 2005.11.21

장마의 끝

장마가 끝났다는데 아직 하늘은 흐리다. 가끔 햇살이 보이다가도 이내 구름으로 덮이고 짧게 비가 뿌리기도 한다. 그래도 장마가 끝났음을 몸으로 느낄 수가 있다. 이번 장마는 막바지에 폭우를 쏟아붓더니 여러 곳에 비 피해를 주고 물러났다. 이곳에 오는 날은 얼마나 비가 세차게 내리던지 운전하기가 쉽지 않았다. 도로는 흙탕물로 흘러넘치고 숨가쁘게 움직이는 브러쉬로도 차창의 빗물을 감당하기가 힘들었다. 그렇게 한 시간가량 퍼붓더니 언제 그랬냐느듯 순간에 잦아들었다. 다행히 터에 피해는 없었다. 아마 작년같았으면 산에서 흘러내린 토사로 또 한번 고생했을 것이다. 그동안 땅이 다져지고 풀이 덮혀서 흙쓸림이 훨씬 줄어들었다. 그러고 보면 그간에 땅도 몸살을 몹시 한 것 같다. 중장비가 들어와 끊고 파헤치고 했으니 땅..

참살이의꿈 2004.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