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378

강익중의 <멀티플/다이얼로그> 전시회

서울대공원 산림욕장 길을 걸은 뒤에 국립현대미술관에 들렀다. 마침 어제부터 강익중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미술관 램프코어에 있는 백남준의 작품 '다다익선(多多益善)' 주위의 나선형 벽을 따라 60,000여 개의 소형 타일작품들과 오브제, 영상물이 가득 붙어 있었다. 전에는 '다다익선'만 가운데 달랑 놓여 있어 썰렁했는데 강익중의 작품이 더해지니 '다다익선'이 다시 생명을 얻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동적인 비디오 영상과 정적인 강익중의 작품이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유쾌한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작은 소품들로 이루어진 규모의 거대함이 전혀 부담이 되지 않았다. 이 전시회는 작가 강익중이 1980 년대부터 진행하고 있는 '3 인치' 연작들이 총망라된 회고전이라고 한다. 또한 자신의 스승인 백남준의 작고 3 ..

읽고본느낌 2009.02.07

한강을 걷다

오늘은 가볍게 한강길을 걸었다. 집 뒷산을 타고 한강에 나간 뒤 둔치길을 따라 여의도 방향으로 향했다. 날씨는 맑고 따스했다. 한강에는 겨울 철새인 오리들이 집단으로 나들이를 나왔다. 오리들의 헤엄 치는 속도가 내 걷는 걸음과 비슷해 한참을 나란히 나아갔다. 그런데 갈매기들이 끼어들더니먹이를 갖고 다투는지 한바탕 소란이 일고 대열이 흐트러졌다. 아침에 마음이 별로 편치가 못했는데 한강에 나와도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소통 부족은 대통령과 국민 사이만이 아니라 가족간에서도 생길 수 있다. 늘 맑은 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여의도 63 빌딩 앞은 계속 공사중이다. 반포부터 여의도 지구까지의 한강 둔치는 중장비의 굉음으로 요란하다. 재개발을 하면서 내건 구호가 '한강 르네상스'인데 친구 H가 그랬다. 이름을 ..

사진속일상 2009.01.03

북악산을 넘어 응봉까지 걷다

여덟 번째 는 효자동에서 출발하여 북악산을 넘은 뒤 청계천을 거쳐서 응봉동까지 걸었다. 날씨는 흐리고 싸늘했다. 북악산 성곽길은 작년에는 안내인을 따라 단체로 함께 움직여야 했으므로 개인 행동이 불가능했다. 그런데 금년에는 개인별로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되었다.그러나 들어가기 위해서 입구에서 신분증을 확인하고 인적사항을 적어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작년보다는 좀더 자유롭게 되었다지만 대신 초병들이 너무 자주 눈에 띄어서 행동이 여간 조심스러운 게 아니었다. 정상으로 올라가는 긴 계단길에서는 땀이 나서 겉옷을 벗어야 했다. 날씨가 추워진다고 해서 내피까지 끼웠는데 옷은 무겁고 거추장스러웠다. 오늘 걷기는 갑자기 결정된 것이라 신발이나 복장이 전혀 산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그래도 북악산 성곽길은 평상복..

사진속일상 2008.12.20

인왕산을 넘어 마포까지 걷다

점심 반주로 소주 한 병을 비우고 효자동에서부터 걷기에 나섰다. 시절이 하 수상하니 답답하고 심란하지 않을 사람이 드물 것이다. 이러한 때 알코올의 위안마저 없다면 사람들의 속병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불황에 모든 매출이 떨어지는데 소주 소비만은 늘어난다고 한다. 창의문을 지나 인왕산으로 접어들었다. 역사는 승자의 환희와 함께 패자의 한숨과 눈물과 고난으로 얼룩져 있다. 경복궁에 인접한 이곳 인왕산 자락에는 기록으로 남아있지 않은 인간의 애환들로 가득할 것이다. 주택 사이로 난 골목길을 조금 들어가면 현진건 집터가 나오는데한쪽 구석에 무계동(武溪洞)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는 바위가 있다. 이곳에서 안평대군이 무계정사(武溪精舍)를 짓고 뜻 맞는 사람들과 글을 읽고 활을 쏘며 심신을 단련했다고 한다. 뒤..

사진속일상 2008.12.17

걷기의 즐거움

가을을 걷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다. 아무래도 여름과 겨울은 쾌적한 상태에서걷기에는 적당하지 못하다. 봄과 가을은 나름대로의 특징이 있지만,그중에서도 가을은 걷는다는 행위의 정서적 측면과 가장 잘 어울리는 계절이 아닌가 싶다. 낙엽 떨어진 숲길이나 수확이 끝난 빈 들길을걷는 운치는가을만이 줄 수 있는 선물이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올 가을에는 무엇에 바빴는지 별로 걷지를 못했다. 는 한 번밖에 못했고, 기억에 남을 만한 걷기 여행도 없었다. 벌써 가을의 끝자락에 이르니 무척 아쉽게 느껴진다. 11 월에 든 지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하순을 향하고 있다. 이번 주말이 절기로 벌써 소설(小雪)이란다. 곧 첫눈을 만날 것 같다. 가을만 들어서면 세월이 엄청 빨리 흘러간다. 하루하루는 고단하고 그래서 아쉬울 것 ..

길위의단상 2008.11.17

길동무 셋

얼마전 중앙일보에 '길동무 셋'이라는 제목으로 길 위에서 살아가는 한 가족 세 사람의 이야기가 실렸다. 그 기사를 보며 부러움을 느꼈던 건 나 혼자만이 아니었으리라. 누구에게나 따분한 일상을 훌훌 털고 길 위에 서고 싶은 충동이 있겠으나 그러기에는 일상의 짐이 너무 무겁고 우선은 용기가 없다. 그러자면 현실의 많은 부분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일수록 길 위에 서기가 어려운 이유다. 그러나 우리가 소유하고 집착하는 것들의 대부분이 실은 하찮고 천박한 것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슬프다. 삶의 핵심에는 이르지 못하고 실체 없는 그림자를 쫓느라 허둥대다가 해가 저물 것을 예감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의 다양성을 인정하면서도, 일상의 정형화된 틀에 매여있는 우리 같..

길위의단상 2008.11.11

문경새재를 넘다

일곱 번째 는 문경새재길을 걸었다. 마침 모 단체에서 문경새재를 탐사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동료들과거기에 참여하게 되었다. 버스 한 대에탄 일행은 아침 일찍 서울을 출발하여 두 시간여가 걸려 문경새재 3 관문 쪽 주차장에 닿았다. 여기서부터는 각자 소속된 그룹들끼리 새재길을 걸어서 1 관문에서 만나기로 시간 약속을 했다. 문경새재는 백두대간 조령산의 남과 북을 잇는 고개다.이 재는 예로부터 한강과 낙동강로를 잇는 가장 짧고 험한 고개로사회 모든 면의 요충지였다 하겠다. 특히 최근에는 이곳에 터널을 뚫고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하겠다는 대운하 발상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새재[鳥嶺]라는 말은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든 고개'라는 그만큼 험하다는 뜻일 터인데, 옛 문헌에는 초점(草岾)이라고도 하여 '풀이 우거..

사진속일상 2008.11.09

하남 신장생태공원

서울과 그 인근에 있는한강 둔치지구 중에서 가장 친환경적으로 꾸며진 곳이 하남시의 신장생태공원과 당정생태공원이 아닌가 싶다. 팔당대교 아래에서부터 덕풍천까지 이어지는 신장생태공원은 폭도 넓지만 군데군데 습지도 잘 보존되어 있는 아름다운 공원이다. 나무와 풀들도 원래 강변에서 자라는 자연스런 모습 그대로이고, 외부에서 이식된 것은 거의 없다. 강가와 풀들 사이로 난 산책로도 전부 흙길로 되어 있어 걷기에 아주 편하다. 더구나 사람들로 붐비지 않아 더욱 좋다. 지금 서울의 반포지구와 몇 군데에서는 대대적인 공사가 진행중이다. 그 프로젝트 이름이 '한강 르네상스'인데, 시민의 편의를 위한다며 온갖 인공적인 시설물들이 들어서는 것 같다. 길도 포장하고 나무도다시 심고, 앞으로 다가올 요트 시대를 준비하는지 요트..

사진속일상 2008.11.04

압구정에서 과천까지 걷다

오랜만에 테니스를 해보니 몸이 많이 무거워져 있다. 손목도 아프다. 근래에 운동이 부족한 탓이다. 어제는 다시 한강 걷기에 나섰다. 지하철 압구정역에서 내려 한강으로 나갔다. 동호대교와 연결되는 지점이다. 여기서부터 한강과 양재천을 따라 과천까지 가보기로 했다. 구름이 해를 열었다 가렸다 하는 전형적인 가을 날씨였다. 그러나 구름이 없을 때의 햇살은 따가웠다. 한강 둔치길에는 평일인데도 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걷는 사람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서초구를 관통하는 양재천 길은 걷기에 아주 좋다. 자동차 소음으로부터도 차단되어 있고, 주변 조경이라든가 걷는 길이 무척 잘 만들어져 있다. 가면서 여러가지 꽃구경 하는 재미도 즐길 수 있다. 특히 양재천은 물이 맑아서 아이들이 물놀이를 해도 괜찮다...

사진속일상 2008.10.08

우면산을 넘어 동작에서 일원까지 걷다

9월 중순까지 끈질기게 늦더위가 이어지더니 며칠 전부터 기온이 떨어지면서 가을이 시작되었다. 하늘은 푸르고 대기는 맑다.청량하다는 말 뜻이 절로 실감되는 계절이다. 이런 때는 어디든 무작정 걷고 싶은 충동에 빠진다. 그동안 동분서주하느라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어제는 오랜만에 걷기를 했다. 집에서부터 아내가 입원해 있는 병원까지 걸어서 간 것이다. 집에서 사당동으로 걸어나와 까리따스 수녀원 옆으로 해서 우면산에 올랐다. 그리고 서에서 동으로 산줄기를 따라 끝까지 갔다. 날씨 좋은 휴일인데도 이상하게 산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덕분에 조용한 산길을 걸을 수 있었다. 생각을 머리로만 하지 않는다는 것을 걸어보면 실감하게 된다. 손과 발이 규칙적으로 움직이면서 머릿속 생각도 단순해지고 몸의 리듬을 따른다...

사진속일상 2008.09.29

사당에서 방화까지 걷다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햇살은 따가우나 하늘에나 바람에는 가을 냄새가 물씬 풍긴다. 어제는 한강을 걸으러 나갔다. 무작정 걷고 싶을 때가 있다. 기분이 좋아서 마치 소풍을 가듯 가볍게 출발할 때도 있고, 마음이 답답해 뭔가 위로를 받고 싶어 무거운 마음으로 운동화를 신는 경우도있다. 내 경험으로 볼 때 걷는다는 것은 심리적 치유 과정이다. 걸음을 통해서 한쪽으로 치우친 감정이 균형있게 바로잡혀진다. 기쁨도 슬픔도 걷는 행위를 통해서 적절히 수위가 조절되고 쉽게 평상심으로 돌아올 수 있다. 집에서 출발해 국립현충원을 지나서 한강에 나갔다. 이번에는 하류 방향으로 멀리 행주대교까지 가기로 마음을 정했다. 선유도를 지난 그 아래 구간은 아직 한 번도 가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늘에는 뭉게구름이 떠 있었으나 늦..

사진속일상 2008.08.25

철산에서 금정까지 안양천을 따라 걷다

며칠간 줄기차게 내리던 장맛비가 그쳤다. 먼 하늘에서 조금씩 푸른 하늘이 보이기 시작한다. 오늘은 안양천을 걷기로 했다. 지하철 철산역에서 내려 철산성당에서 미사를 드린 후 안양천으로 나가 상류쪽으로 걸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아내는 몸살이 심해져 같이 걷지 못하고 미사만 드리고 집으로 돌아갔다. 안양천은 전에 두 번 걸은 적이 있었다. 한강에서부터 걸어 최대로 올라간 곳이 석수동이었다. 오늘은 광명시 철산동에서출발해서 석수동과 안양을 지나 군포시 금정동까지 걸었다. 길은 더 위쪽으로 계속 이어져 있었으나 지하철 이용이 펀리한 금정동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광명쪽 안양천 길은 걷기에 아주 좋다.특히 둑길은 양쪽으로 벚나무가 그늘을 만들어주는 낭만적인 길이다. 이런 길은 보기만 해도 시원하고 저절로 걷고 싶은..

사진속일상 2008.07.27

중랑천을 따라 응봉에서 노원까지 걷다

연속 사흘을 걸으면서 너무 욕심을 낸걸까, 어제는 중랑천 30 km를 종주해 보려고 시도했지만 도중에서 포기를 했다. 비가 내리기 시작한 탓도 있었지만 몸이 지친 원인이 컸다. 출발은 지하철 응봉역이었다. 역에서 나오면 바로 중랑천이 한강과 만나는 하류의 끝이다.여기서 의정부까지는 약 30 km, 내 걸음으로 일곱 시간 정도 걸릴 길이다. 중랑천 물이 깨끗해졌다지만 아직도 멀었다는 느낌이다. 하류쪽에서는 악취가 심하게 났다. 아마 서울 시내를 흐르는 하천 중에서 가장 오염이 심하지 않나 싶다. 그래서 중랑천 길 걷기는다른 데에 비해 즐거움이 덜하다. 특히 산책로가 동부간선도로와 나란히 붙어있기 때문에 자동차 소음도 만만찮다. 산책로는 꽃길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로 꽃들이잘 가꾸어져 있었다.부용, 칸나, 해..

사진속일상 2008.07.24

합정에서 화전까지 걷다

걷다 보면 목표한 곳과는 다르게 엉뚱한 곳에 가게 되는 수가 있다. 길을 잘못 들어 그럴 수도 있고, 길이 막혀 가지 못하게 되어 그럴 때도 있다. 오늘은 합정동에서부터 한강의 하류 방향으로걸어서 행주대교를 건넌 후, 반대편에서 거슬러 올라 선유도까지 걸을 계획이었으나 도중에 길이 막히는 바람에 생각지도 않았던 화전으로 가게 되었다. 덕분에 낯선 동네에 들리는 경험을 했다. 이럴 때가 아니면 언제 화전이라는 마을에 가볼 수가 있단 말인가, 그러고 보면 모든 게 인연 아닌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전철 합정역에서 내려 한강으로 나가는 길머리에 있는 절두산 성지에 들렀다. 이곳은 예전에 양화진(楊花鎭)이라 불린 곳으로 1866 년 병인박해 때 수천 명의 신자들이 목이 베어져 한강으로 던져진 순교의 현장이다..

사진속일상 2008.07.22

부용천을 지나 천보산에 오르다

어제의 여섯 번째 는 의정부 부용천과 천보산길을 걸었다. 의정부의 유명한 부대찌개 맛을 보고 싶었던 차에 인근에 있는 두 곳을 가게 되었다. 날씨는 비가 오락가락하며 잔뜩 흐렸다. 걸은 시간은 4 시간 정도였고, 걸은 거리는 약 10 km였다. 부용천은 의정부 동쪽에서 흘러와 중랑천과 합류하는 지천이다. 여기는 몇 년 전만 해도 악취가 풍기는 죽은 하천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하천 정비사업을 거쳐 지금은 생태하천으로 거듭 났고,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탈바꿈 되었다. 실제로 떼로 몰려다니는 물고기들이 많이 눈에 띄었고, 물고기 사냥을 하는 백로들도 많았다. 도심 아파트 사이로 맑은 물이 흐르고, 물 속에는 물고기들이 놀고, 그리고 백로들이 한가로이 천변을 거니는 풍경은 무척 아름다웠다. 부용천은 나무와 풀이..

사진속일상 2008.07.06

사당에서 홍제까지 걷다

지난 주에 테니스를 하다가 다리를 다쳤다. 네트 앞에 떨어진 공을 받으러 급히 달려나가다가 다리 뒤의 근육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처음에는 절룩거리며 걸었으나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 그래서 오늘까지는 집에서 푹 쉬려고 했으나 아침부터 시작된 옆 공사장의소음 때문에 집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 바로 집 옆에서 신축 아파트 공사를 하는데 그 소음이 장난이 아니다. 유독 소음에 약한 나로서는 철근이 부딪치는 금속성의 굉음은 엄청난 스트레스다. 도망을 치듯 아침도 먹지 않고 부리나케 베낭을 꾸려 집을 나섰다. 목적지도 없이 떠났는데 자연스레 뒷산을 넘어 국립현충원을 지나 한강으로 나갔다. 여기서는 여의도나 잠실 방향으로 갈 수 있고, 또는 강을 건널 수도 있다. 잠시 망설이다가 목적지를 홍제천으로 정했다. 동작대..

사진속일상 2008.06.28

팔당에서 구리까지 걷다

다섯 번째 는 팔당에서 시작하여 한강과 왕숙천변을 따라 구리에 이르는 강변길을 걸었다. 중앙선 전철로 팔당역에 간 다음에 한강의 둔치길로 내려가 하류를 향해 걸었다. 덕소를 지나 왕숙천과 만나는 지점에서는 구리로 접어들었다. 그리고 구리역에서 다시 전철을 타고 돌아왔다. 6 월의 여름 햇살이 무척 따가웠다. 걸은 구간 : 팔당역 - 덕소 - 수석리 - 미음나루 - 왕숙천 - 구리역 걸은 시간 : 11:30 - 16:00 걸은 거리 : 약 17 km 여기가 한강으로 들어와 걷기 시작한 지점이다. 팔당역에서 내리면 바로 한강으로 진입이 안되고 한참을 국도를 따라 내려가야 한다. 길은 보도가 없어서 위험한 편이다. 육교를 건너면 한강으로 들어가는 길이 나온다. 한강길에 접어들면 좀전의 번잡함은 눈 녹듯 사라진..

사진속일상 2008.06.14

성내천을 지나 서울숲까지 걷다

네 번째 는 성내천에서 시작하여 한강을 따라 서울숲까지 걸었다. 5호선 전철의 종착역인 마천역에서 내려 20 분 정도 걸어가면 성내천이 시작되는 지점이 나온다. 여기서부터 성내천변을 따라서 걸어 올림픽공원을 지나 한강에 이르렀다. 그리고 잠실철교를 건너 한강의 북쪽 강변길을 따라 가다가 서울숲을 통과하여 전철 뚝섬역까지 걸었다. 걸은 경로 : 마천역 - 성내천 쉽터 - 올림픽공원 - 잠실철교 - 뚝섬유원지 - 서울숲 - 뚝섬역 걸은 시간 : 11:00 - 16:00 걸은 거리 : 약 18 km 성내천은 남한산성에서 발원하여 서울의 동부 지역을 관통해 한강으로 흘러가는 천이다. 그러나 도시화에 따라 물줄기는 고갈되어 지하로 스며들고 건천(乾川)이 되었다. 그러던 것이 2005년에 물이 흐르는 천으로 복원되..

사진속일상 2008.05.31

수원 화성을 일주하다

세 번째 는 수원 화성을 일주했다. 안내문에는 화성에 대한 설명이 이렇게 나와 있다. '수원 화성(華城)은 조선 22대 정조대왕이 1794년(정조 18년)1월에 착공하여 2년 9개월 후인 1796년 9월에 완공하였다. 정조대왕은 그의 아버지 사도세자의 원침(園寢)을 양주 배봉산에서 지금의 화성시화산(花山)으로 옮기고 부근에 용주사를 세워 부왕의 명복을 빌었다. 당시 화산 아래에 있던 관가와 민가를 팔달산 아래로 모두 이전시키고 수원부를 유수부로 승격시킨 것이 현재의 수원이다. 화성의 축성은 역대의 걸작으로 알려져 있다. 성의 시설물은 41개소이며 미복원 시설물은 7개소이다. 210여년 전에 축조된 화성은 가장 근대적인 규모와 기능을 갖추고 있다.' 화성은 성곽 축조에 석재와 벽돌을 병용한 것, 화살과 창..

사진속일상 2008.05.17

인왕산을 넘다

사무실에서만 갇혀 지내기에는 화창한 봄 날씨가 아깝지 않은가. 눈을 들면 창 밖으로 보이는 봄의 인왕산이 나를 부르는 것만 같다. 이곳은 진경산수화의 개척자인 겸재 정선(鄭敾)의 생가터가 있던 곳이다. 얼마 전에는 사무실 앞 화단에 그 터를 가리키는 표석이 설치되었다. 겸재가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를 그린 장소가 이곳이라고 한다. 이번에는 산행의 들머리를 옥인아파트로 잡았다. 사무실에서 걸어서 20 분 정도면 이르는 곳이다. 옥인아파트는 지은지 40 년 가까이 되는 서울에서도 아주 오래된 아파트다. 인왕산의 경관을 해친다고 철거한 뒤에 공원을 만들 계획으로 서울시에서는 현재 주민들과 보상 협상중이다. 여느 곳과 마찬가지로 아파트 벽에는 보상에 불만을 가진 주민들이격문을걸어놓았다. 둘 사이에 언젠가는 타협..

사진속일상 2008.05.16

동작동에서 삼성동까지 걷다

사월 초파일 휴일, 오늘은 한강길을 걸었다. 아침에 아내와 함께 집에서 나와 뒷산으로 해서 국립현충원을 지나 한강에 나갔다. 거기서부터 둔치길을 따라 영동대교까지 간 다음에 다시 시내로 들어가 경기고와 봉은사, 삼릉공원을 차례로 들린 후 선릉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걸은 시간 : 9:00 - 15:30 걸은 거리 : 약 17 km 걸은 경로 : 동작동 - 국립현충원 - 한강(동작대교 - 반포대교 - 한남대교 - 동호대교 - 성수대교 - 영동대교) - - 경기고 - 봉은사 - 삼릉공원 - 선릉역 - 동작동 아무래도 난 걷기 열병에 걸린 것 같다. 3 일간의 연휴를 전부 걷기에 바쳤다. 첫째 날은 북한산, 둘째 날은 우면산, 그리고 오늘은 한강 둔치길을 걸었다. 첫째날은 동료와 함..

사진속일상 2008.05.12

우면산길을 걷다

왠일인지 어제 밤에는 잠을 설쳤다. 잠을 잔 시간보다 깨어 있었던 시간이 더 길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머리가 무거웠다. 그러나 커튼을 열었을 때 쏟아져 들어오는 환한 봄햇살에 이끌려 배낭을 꾸려 아내와 함께 길을 나섰다. 산길을 걷고 싶었다. 지하철을 타고 남태령역에서 내리면 바로 우면산 줄기가 나온다. 거기서부터 우면산을 서에서 동으로 종주했다. 남태령에서 우면동 EBS까지, 걸린 시간은 세 시간이었다(10:00 - 13:00). 우면산 정상부에 있는 군부대 때문에 우회하는 길을 빼고는 능선을 따라 걷는 흙길이 아주 좋았다. 특히 휴일인데도 사람들이 많지 않아 조용하게 산길을 걸을 수 있었다. 그러나 꽃은거의 볼 수 없었다. 우면산(牛眠山)은 서울 강남에 있는 산으로, 이름 그대로 소가 졸고 있는 듯한..

사진속일상 2008.05.11

일산 호수공원을 한 바퀴 돌다

일산 호수공원에 갔다. 5.8 km 산책로를 따라 한 바퀴 돌았다. 반팔 옷이 생각나게 날씨 더웠다. 그러나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 시원했다. 호수공원은 일산 신도시가 개발되며 만들어진 인공호수다. 저수량 약 45만 t이다. 고여있는 물인데 예상외로 깨끗했다. 매일 잠실수중보에서 2500 t의 물을 끌어와 정화한 후 교체한다고 한다. 인공적 청결 뒤에는 에너지 소모라는 반대급부가 있다. 호수공원에 간 것은 꽃박람회를 보기 위해서였다. 박람회는 시작된지 벌써 14 회째다. 매년 벼르기만 하다가 이번에 구경했다. 그러나 실망이었다. 좁은 전시회장은 한계인원을 초과한 입장객으로 시장 바닥이었다. 전시된 꽃의 내용도 수준 이하였다. 입장료 5천 원이 아까웠다. 야외정원에 핀 튜립의 색깔이 고왔다. 호수공원에 인..

사진속일상 2008.05.02

서울대공원 산림욕로를 걷다

두 번째 는 서울대공원 산림욕로를 걸었다. 서울대공원 입구에서 출발하여 청계산 중턱을 따라난 길을 걸어 다시 대공원 입구로 돌아왔다. 거리는 약 9 km, 걸린 시간은 5 시간이었다(10:30 - 15:30). 거리에 비해 긴 시간이 걸린 것은 30도 가까이 오른 더운 날씨 탓도 있었지만 산책로를 따라 핀 들꽃들과 눈맞춤을 하느라 시간을 많이 소요했기 때문이었다. 연초록으로 물든 산은 귀엽고 예뻤다. 이때의 산색은 여느 꽃의 아름다움에 뒤지지 않는다. 새 잎의 연초록을 보고 있노라면 싱그런 생명의 약동이 저절로 느껴진다. 산 중턱에는 아직도 산벚꽃들이 남아 초록의 물결 가운데서 화사한 자태를 자랑한다. 바람이 불면 흰 꽃잎들이 비처럼 쏟아지는 풍경은 전율을 일으킨다. 산길에는 하얀 꽃잎들이 점점이 깔려 ..

사진속일상 2008.04.19

봄의 남산길을 산책하다

봄의 절정이 지나고 있다. 봄이 찾아온지 엊그제 같은데 인생의 황혼처럼 봄은 서둘러 떠나가고 있다. 서울 지역의 벚꽃 축제도 이번 주말이 마지막이다. 봄은 어느 순간에 찾아왔다가 잠깐 한 눈 파는 사이에 이미 우리 곁을 떠나간다. 가슴에 뜨거운 연정만 불질러 놓고 약 올리며 봄은 떠나간다. 봄꽃에 걸신이 들린 듯 오늘은 남산으로 나갔다. 찬란한 꽃잔치에 취하면 쓰디쓴 세상사는 잠시 잊는다. 그것이 짧은 순간의 마취제에 불과한 걸 잘 알지만 봄의 마력 앞에서는 누구나 마술에 걸릴 수밖에 없다. 마술이 풀리면 더 외롭고 쓸쓸해질 지라도 누구나 그 마법에 걸리고 싶어한다. 봄은 위대한 마술사다. 남산길에 차량 통행이 금지된 후 북쪽 순환로 일부만 걸어보았지만 전 구간을 걸어본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후암동 ..

사진속일상 2008.04.13

청계천을 거쳐 서울숲까지 걷다

첫 번째 는 청계천을 거쳐 서울숲에 이르는 길을 걸었다. 경로 : 효자동 - 청계천 - 응봉산 - 서울숲 - 성수 (약 15 km) 시간 : 10:00 - 16:00 날씨 : 맑고 따뜻함 세종문화회관 뒷편의 공원에 예쁜 튜립 꽃밭이 만들어졌다. 어지러울 정도로 눈과 마음을 빼앗는 강렬한 원색의 색깔이다. 청계천의 들머리는 늘 사람들로 붐비지만 아직 이른 시간이어선지 한적한 편이었다. 도시의 인공 중에서도 가장 인공적인 곳이 여기이다. 물이 흐르는 하천이건만 부자연스럽고 어색해서 하천이라고 부르기도 미안하다. 폭포로 갑자기 시작된 하천은 시멘트 사이을 차갑게 흐른다. 난 여기에 서면 너무나 인공적인 깔끔함에 머리가 어지러워진다. 청계천 이곳저곳에서는 봄맞이 대청소가 실시되고 있었다. 같은 유니폼으로 통일하..

사진속일상 2008.04.06

봄비 내리는 골목길을 걷다

친지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봄비 내리는 길을 걸었다. 길도 여러 길이 있지마는 도시에서는 그래도 골목길이 으뜸이다. 대로 뒤켠에 숨어있는 골목길은 우선 자동차의 소음이나 사람들의 번잡함이 없어서 좋다. 골목길은 도시에서 사람 사는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길이다. 뒷골목에는작은 구멍가게가 남아 있고, 어릴 때 만났던 풍경들의 흔적이 흐릿하게나마 살아 있다. 그래서 길을 걸을 때는 가능하면 골목길을 찾아서 걷는다. 오늘도 1 시간이 넘게 봄비 내리는 골목길을 따라 걸었다. 가는 방향은 정해져 있지만, 거미줄처럼 얽힌 골목길은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즉흥적으로 선택된다. 대체로 좁고 허름한 쪽일수록 호기심을 느끼게 되어 찾아들게 된다. 집집마다 집의 모양이 다르고, 담장이 다르고, 마당에 자라는 나무들이 다르다. ..

사진속일상 2008.03.29

세검정은 어디에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은 옳다. 청운동에 직장을 잡은지 5 년 째가 되지만 바로 옆에 있는 세검정을 이제껏 한 번도 가보지 못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걷기를 좋아하는사람이 있어 이번에 같이 가보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물론 걷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지만 나로서는 세검정을 확인하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이었다. 세검정(洗劒亭)은 연산군 때탕춘대(蕩春臺)를 마련하고 유흥을 위해 세웠다는 설과, 숙종 때북한산성을 수비하기 위하여 총융청(摠戎廳)을 건립하였는데 이곳에 있는 군인들의 휴게시설로 세운 것이라는 설이 있다. 그 후 영조 24년(1748)에 중건하였고 이때 세검정이라는 현판을 달았다고 한다. 세검정이라는 이름은 인조 원년(1623) 인조가 이귀, 김류 등과 함께 광해군을 폐위시킨 인조반정에 성공한 후..

사진속일상 2008.03.16

낙산의 낙조

낙산(駱山)은 그동안 나에게 가깝고도 먼 산이었다. 서울 생활 40 년이 넘어가는데 서울 한가운데 있는 낙산을 그동안 한번도 찾지 못했다. 대학생일 때는 낙산 바로 밑에 있는 캠퍼스에서 강의를 듣기도 했지만 산에 올라볼 생각은 하지 않았다. 낙산은 늘 가까이에 있었고 바라보았지만, 그래서 한 번 찾아보고픈 념만 있었지 발걸음을 하지는 못했다. 낙산에 갈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일이 일찍 끝난 날, 동료와 삼청공원에 산책 나갔다가 말바위 전망대까지 가보자고 한 것이 성곽길을 따라 낙산까지 이어졌다. 비록 느린 걸음이었지만 경복궁을 거쳐 삼청공원, 말바위 전망대, 혜화문, 낙산으로이어졌는데 걸은 시간만 거의 4 시간 가까이 걸렸다. 우리는 한양의 옛 성곽을 따라 걸었다. 도심 지역은 성곽이 많이 훼손되었지..

사진속일상 2008.03.15

동작에서 선유도까지 걷다

동작에서 선유도까지 걷다[11:50 - 16:20, 약 15 km]. 오늘 한강길 걷기에는 아내가 동행했다. 동작 하류 방향은 아내로서는 첫길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었다. 더우기 평소에 가보고 싶어하던 여의도공원과 선유도가 모두 포함되어 있어 더욱 좋았다. 11:50, 집을 출발하다. 12:40, 한강 동작지구에 도착하다. 13:10, 한강철교를 지나다. 걷는다는 것은 심리적 중화효과가 있다. 걷기를 통해 사람의 감정은 중화되고 순화된다. 기쁜 일이 있어도 지나치게 기뻐해서만 할 일도 아니라는 것을, 마찬가지로 슬픈 일이 있어도 크게 슬퍼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걷다 보면 자연히 느껴지게 된다. 또한 세상 살다 보면 생기는 서운한 감정도 마찬가지다. 서운했던 사람과 같이 말없이 걸어 보라. 서운했던 감정은 ..

사진속일상 2008.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