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북악산을 넘어 응봉까지 걷다

샌. 2008. 12. 20. 19:14



여덟 번째 <토요 걷기>는 효자동에서 출발하여 북악산을 넘은 뒤 청계천을 거쳐서 응봉동까지 걸었다. 날씨는 흐리고 싸늘했다.

 

북악산 성곽길은 작년에는 안내인을 따라 단체로 함께 움직여야 했으므로 개인 행동이 불가능했다. 그런데 금년에는 개인별로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되었다.그러나 들어가기 위해서 입구에서 신분증을 확인하고 인적사항을 적어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작년보다는 좀더 자유롭게 되었다지만 대신 초병들이 너무 자주 눈에 띄어서 행동이 여간 조심스러운 게 아니었다.

 

정상으로 올라가는 긴 계단길에서는 땀이 나서 겉옷을 벗어야 했다. 날씨가 추워진다고 해서 내피까지 끼웠는데 옷은 무겁고 거추장스러웠다. 오늘 걷기는 갑자기 결정된 것이라 신발이나 복장이 전혀 산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그래도 북악산 성곽길은 평상복으로도 가볍게 걸을 수 있는 길이다.

 



북악산 동편에는 소나무 숲이 잘 관리되고 있어 좋았다. 패찰을 반납하고 말머리 전망대에서 오른쪽 산길로 접어드니 삼청공원으로 내려가는 길이었다. 이 길은 올 봄에 삼청공원에서 올라온 적이 있었다. 오늘은 그냥 발길 가는대로 걷기로 했다.

 



토요일 오후여서인지 삼청동이나 인사동 길은 구경 나온 사람들로 인해 걸어가기도 힘들 정도로 북적였다. 도로는 차들로 가득하고 길은 인파로 넘쳐나는 도시의 이런 풍경은요사이가 정말 불경기인지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인사동 길을 지나다가 내일이 동지라면서 팥죽을 나누어주는 행사가 있어 감사히한 그릇을 얻어 먹었다.

 



청계천으로 들어서서는 하류 쪽으로 걸었다. 겨울인데도 물의 양은 여름과 같이많아서뭔가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 인공으로 흘러보내는 물이니 계절을 가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청계천을 걸을 때면 MB에게 고마운 생각이 든다. 암흑 속에 갇혔던 청계천을 이렇게라도 변화시킨 것은 그의 결단과 추진력 때문이란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대운하만은 이렇게 불도저 식으로 밀어붙이지 말기를 부탁드리고 싶다.

 

며칠 전에는 세운상가도 철거가 시작되었다. 그 자리에는 공원을 조성하여 남산과 연결되는 녹지축을 만든다고 한다. 잘 하는 일이다. 이렇게 되면 개발 시대의 상징물들이 사라지면서 조금이라도 도시에 숨통이 트일 것이다. 그동안은 경제성장이 제일로 되면서 전통 문화나 자연이 많이 파괴되었다. 그것들의 소중한 가치가 이제야 인식되고 있다.앞으로는 전통이나 자연의 복원이 가장 중요시되는 시대가될 것이다.

 

중랑천과 합수되는 지점을 지나 응봉동에서 걷기를 마쳤다. 그리고 전철 응봉역에서 열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이 되니 기온이 떨어지고 몸은 자꾸 움츠러들었다.

 

* 걸은 시간 ; 12:00 - 16:40

* 걸은 거리 ; 약 18 km

* 걸은 경로 ; 효자동 - 창의문 - 북악산 - 삼청공원 - 인사동 - 청계천 - 응봉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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