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신륵사 앞을 흐르는 남한강의 4대강 공사 현장을 찾았다. 공사가 마무리되어 가는 모습이 어떨까 무척 궁금했다. 이곳은 상류에 강천보, 하류에 여주보가 세워지는 중간 지점으로 전에는 황금 모래사장으로 유명한 유원지였다. 그러나 그 아름답던 여강(驪江) 풍경은 다 사라졌고 지금은 거대한 제방과 흙더미만 쌓여있다. 이렇게까지 살벌하게 변했을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이건 강이 아니라 수로라고 해야 옳다. 어떻게 한 순간에 이렇게 망가뜨릴 수 있지, 가슴이 아프고 먹먹해졌다. 신륵사에서 가장 경치가 좋은 강월헌(江月軒)에 섰다. 마침 단체 관광을 온 사람들을 상대로 하는 해설사의 설명을 들었다. 그분은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 하네....’, 나옹선사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