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말씀하시다. "맹지반은 뽐내지 않는다. 도망칠 때 뒷처리를 맡고, 성문으로 들어와서는 말에 채찍질을 하면서 말하기를 '뒷처지자고 해서 처진 것이 아니라, 요놈의 망아지가 달려 주어야지!'라고 하였다."
子曰 孟之反不伐 奔而殿 將入門 策其馬 曰 非敢後也 馬不進也
- 雍也 10
겸손의 모범을 보여주는 맹지반(孟之反)의 행동이다. 맹지반은 후퇴하는 군대의 뒤를 맡아 아군을 안전하게 성 안으로 들여보낸 후 제일 늦게 돌아왔다. 그리고 하는 말이, 일부러 뒤처진 것이 아니라 말이 달려주지 않아서 그랬단다. 자신의 용맹과 희생정신을 자랑할 만도 하건만, 말에게 핑계를 대며 먼저 도망간 사람들을 미안하게 만들지 않는다. 배려와 겸양의 마음씨가 가상하다.
반면에 세월호 선장 같은 행동도 있다. 그는 혼자 살기 위해 자기 배에 탄 수백 명의 생명을 남겨 두고 도망쳤다. 맹지반이었다면 배에 끝까지 남아 모든 승객을 대피시키는 책임을 다했을 것이다. 사람의 가치는 그가 품은 생각에 의해 결정되고, 행위로 드러나게 마련이다. 살아도 산 것 같지 않고, 죽어도 영원히 사는 삶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