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손주와 여름 휴가

샌. 2017. 7. 25. 17:23

 

손주 따라 여름 휴가를 다녀왔다. 나는 기사 역할을 맡았다. 장마의 막바지여서 여행 내내 햇빛을 보지 못했다. 가끔 소나기가 지나갔다. 부여 롯데리조트에서 2박을 했다.

 

부여 롯데리조트는 조형미가 아름다운 건물이다. 전통과 현대미의 조화에 신경을 쓴 것 같다. 현재를 살지만 우리도 과거의 씨줄과 얽히며 삶의 무늬를 그린다. 어떤 사람에게는 끊임없이 발목을 잡는 과거의 사연이 있다.

 

 

 

 

 

 

놀러 온 사람이 있고, 그걸 시중 드는 사람이 있다. 부모를 잘 만나 땀 흘리지 않고 호의호식 하는 사람이 있고, 평생 근면하게 노동을 해도 근근히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세상은 불공평하다. 옆을 지나가는 발걸음이 조심스럽다.

 

손주에게 부여를 설명하자면 아직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지금은 오직 물놀이가 좋은 나이다. 가족이 아쿠아가든에서 즐길 동안 부여 부근의 나무를 보러 나갔다. 지나는 길에서 금사리성당을 만났다.

 

 

 

1906년에 세워진 이 건물은 부여군에 세워진 최초의 성당이라고 한다. 외벽을 붉은 벽돌과 회색 벽돌로 장식해 소박하면서 엄숙한 종교적 분위기를 냈다. 아담하면서 고전적인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내부는 중앙에 나무 기둥을 세운 2랑식(二廊式)이다. 남자와 여자가 자연스레 구분되었을 것이다.

 

 

 

 

 

 

아무리 자극을 줘도 꿈쩍 않던 저 고양이의 무심(無心)을 배워야 할 것 같다.

 

 

 

오후에는 손주를 위해 백마강 유람선을 탔다. 느리게 움직이는 배였어도 뱃바람이 시원했다.

 

 

부여에 와서 박물관을 건너뛸 수 없었다. 손주는 어린이박물관에서 잘 놀았다.

 

 

 

 

 

 

다른 무엇보다 유물 문양의 아름다움에 관심이 갔다. 나이 들어가는 탓인가 보다.

 

 

무창포해수욕장. 사람 적어 조용한 분위기가 괜찮아 바닷가에서 하룻밤 더 자려 했으나 마땅한 숙소를 구하지 못했다.

 

 

 

 

대천해수욕장에서 머드축제장을 눈요기만 했다. 난장판으로 보였는데 즐거워하는 젊은이들을 보니 나도 조금은 전염되었다. 이래서 젊음을 부러워하는 것이겠지.

 

부여에서 이틀밤을 자고, 서해의 무창포와 대천해수욕장을 들러본 후 집으로 돌아왔다. 4박까지 예정을 하고 떠났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아 짧은 일정이 되었다. 집에 돌아와서야 잠을 푹 잤다. 손주와 더 친해질 수 있게 된 것이 제일 큰 소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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