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청계천을 처음 본 것은 복개 공사를 하고 있던 60 년대 후반이었다. 그 당시 청계천 위쪽은 복개가 되었고 하류 쪽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당시 청계천 풍경은 수도 서울이라는 이름이 부끄러울 정도로 지저분했다. 오물이라고 불러야 할 정도의 탁한 물이 흐르는 양 편으로는 검은 색의 판자집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도대체 저기서 어떻게 사람이 살까 싶어 어떤 날은 그 안에 들어가 보았는데 몇 걸음 걷지 못하고 나왔던 기억도 난다. 천변이 보이는 보도 옆과 다리 난간에는 큰 가림막을 해 놓아 그 부끄러운 풍경이 보이지 않도록 했다. 그 이후로 청계천은 어두운 지하 세계로 사라져 버렸다. 그때로부터 40 년 가까이 지나서 복개 구조물을 뜯어낸 청계천 복원 사업 덕분에 다시 청계천을 볼 수 있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