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에는 직장 동료들과 북한산에 올랐다. 장마가 시작되었는데 마침 비가 그친 날이었다. 대신 후덥지근한 날씨여서 땀을 무척 많이 흘렸다. 나로서는 작년 가을 이후 아홉 달 만에 산에 오르는 탓이라 더 힘들었다. 일곱 명이 산행을 시작했는데 자연스레 두 팀으로 나누어져서 뒤에 처진 셋은 백운대를 포기하고 원효봉에 오르는 것으로 만족해야했다. 그런 거북이 산행도 재미있었다. 앞 팀이 백운대에 다녀오는 동안의 시간 여유가 있으니 우리는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걷고 쉬기를 반복하며 천천히 올랐다. 더구나 평일이니 등산객도 적어 호젓했다. 느릿느릿 걸으니 작은 꽃들도 저 자주 눈에 띄었다. 산에 들어 산길을 걷는 것이 중요하지, 많이 걷고 높이 오르는 것은 이제 큰 의미가 없어졌다. 은평구의 산성매표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