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의단상

빈자일등(貧者一燈)

샌. 2009. 5. 2. 10:47

석가(釋迦)께서 사위국(舍衛國)의 어느 정사(精舍)에 머물고계실 때 그곳 국왕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각각 신분에 걸맞는 화려한 공양을 하였다.가난한 난타(難陀)도 부처님이 지나실 길목에다 작은 등불 하나를 밝히고자 간절히 기원했다. 그리고는 온종일 구걸하여 얻은 돈 한 푼을 가지고 기름집으로 갔다. 한 푼어치 기름으로는 아무런 소용이 되지 않았으나 그 여인의 말을 들은 기름집 주인은 갸륵하게 생각하여 등을 밝힐 기름을 주었다. 난타는 그 기름으로 등을 하나 만들어 석가에게 바쳤다. 밤이 깊어가고 세찬 바람이 불어 사람들이 밝힌 등이 하나 둘 꺼져 버렸다. 왕과 귀족들이 밝힌 호화로운 등불도 모두 꺼졌다. 그러나 난타의 등불만은 꺼지지 않았다. 밤이 이슥해지자 부처님의 제자 아난(阿難)은 이 등불에 다가가 옷깃을 흔들어 불을 끄려고 했다. 하지만 이 등은 좀처럼 꺼지지 않고 오히려 더 밝게 세상을 비추었다. 그때 등 뒤에서 바라보고 계시던 부처님께서 조용히 말씀하셨다. "아난아! 부질없이 애쓰지 마라. 그 등은 가난하지만 마음 착한 한 여인이 큰 서원과 정성으로 켠 등불이니 결코 꺼지지 않으리라. 그 여인은 이 공덕으로 앞으로 30겁 뒤에 반드시 성불하여 수미등광여래(須彌燈光如來)가 되리라."

- 현우경(賢愚經)

예수께서 베다니아에서 나병환자 시몬의 집에 계실 때였다. 예수께서는 음식상을 받고 계셨는데 한 여자가 값비싼 순 나르드 향유가 든 옥합을 가지고 와서 그 옥합을 깨뜨려 향유를 그분의 머리에 부었다. 그러자 어떤 이들은 제딴에 언짢아했다. "왜 이렇게 향유를 낭비하는가? 이 향유를 삼백 데나리온 이상 받고 팔아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수도 있었을 터인데." 그리고 그 여자에게 화를 내는 것이었다. 그러자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 여자를 그냥 두시오. 왜 그를 괴롭힙니까? 그는 내게 좋은 일을 했습니다. 사실 여러분은 주변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항상 만나게 되므로 여러분이 원하면 그들에게 잘해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나하고 언제까지나 함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여자는 자기가 할 일을 했습니다. 내 장례를 위해 내 몸에 향유 바르는 일을 앞당겨 한 것입니다. 진실히 여러분에게 이르거니와, 온 세상 어디든지 복음이 선포되는 곳마다 이 여자가 한 일도 전해져서 사람들이 그를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 마르코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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