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답답한 세상이니 웃기려고 한 짓이겠지, 지난 달에 국방부에서 발표한 불온서적 23 권 목록을 보며들었던 생각이다.아직도 불온서적이라는 용어를 쓰는 구태의연함도 놀랍지만, 골라 놓은 책이라는 게 엉뚱하기 그지없다. 권정생 선생님의 '우리들의 하느님'은 내가 감명 깊게 읽었고 사람들에게도 권한 책인데, 글쎄, 불온서적 목록에 들어있다. 또 '나쁜 사마리아인'은 조중동 조차 올해의 책으로 추천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국방부에서는 불온서적으로 분류해 놓았으니 더욱 어처구니가 없다.
코미디 같은 국방부의 짓거리로 해당 책들은매출이 몇 배씩 껑충 뛰었다고 한다. 읽지 못하게 막은 게 도리어 책 선전을 한 꼴이 되어 버렸다. 저들이 선정한 이유 중 하나가 한총련에서 추천한 책들이었기 때문이란다. 반정부, 반미, 반자본주의를 선동했기 때문이라는데, 책이나 제대로 읽어 보고 그런 판단을 내렸는지 의아하다. 소위 이적단체에서 권하는 책이니 무조건 나쁜 책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전 장병을 대상으로 금서를 지정한 것인데, 최소한 고민한 흔적이라도 보였다면 이렇게 씁쓰레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나저나 읽어야 할 책들이 많이 생겨 다행이다. 그것도 정부기관의 높으신 분들이추천해 주었으니 우리 같은 청개구리과의 사람들에게는 더욱 고마운 일이다.
1. 역사는 한 번도 나를 비껴가지 않았다 / 허영철 / 보리
2. 왜 80이 20에게 지배당하는가 / 박준성 외 ' 철수와영희
3. 지상에 숟가락 하나 / 현기영 / 실천문학사 .... * MBC 느낌표 선정 도서
4. 나쁜 사마리아인들 / 장하준 / 부키 .... * 2008 올해의 책
5. 대한민국사 / 한홍구 / 한겨레출판사
6. 소금꽃나무 / 김진숙 / 후마니타스
7.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 프레시안 / 프레시안북
8. 우리 역사 이야기 / 조성오 / 돌베개
9. 우리들의 하느님 / 권정생 / 녹색평론사
10. 세계화의 덫 / 하랄드 슈만 / 영림카디널
11. 김남주 평전 / 강대석 / 한얼미디어
12. 꽃 속에 피가 흐른다 / 김남주 / 창작과비평사
13. 북한의 우리식 문화 / 주강현 / 당대
14. 정복은 계속된다 / 노암 촘스키 / 이후
15. 미국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 / 노암 촘스키 / 한울
16. 21세기 철학 이야기 / 21세기코리아미디어 / 코리아미디어
17. 벗 / 백남룡 / 살림터
18. 핵과 한반도 / 최한욱 / 615
19. 통일, 우리 민족의 마지막 블루오션 / 전상봉 / 시대의창
20. 미군범죄와 한미SOFA /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 두리미디어 ...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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