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의단상

값싼 희망보다는 절망이 낫다

샌. 2008. 3. 29. 08:43

값싼 희망보다는 차라리 절망이 낫다. 왜냐하면 절망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알고 다시 솟아날 구멍을 찾기 때문이다. 그러나 값싼 희망은 절망적 현실을 절망으로 인식하기는 커녕 희망으로 착각하고 그 속에 안주한다. 거짓 희망에서 위안을 구하고, 비극적 현실에 대해서는 눈을 감는다. 그것이 희망이 절망보다 무서운 이유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절망하는 것이다. 온 땅을 파헤치고 온 강을 파내어 시멘트로 바르고 대운하를 만들어국토를 온통 만신창이로 만들어야 한다. 농촌을 없애고 식량자급률을 0 %까지 떨어뜨려야 한다. 혼자서 만 명, 십만 명을 먹여살릴 수 있는 엘리트를 키워내는 천재학교만 집중육성해야 한다. 그래서 밑바닥까지 내려간 다음에라야, 절망의 심연에 이르른 뒤에라야, 정신을 차리고 새로 출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어야 새 판에 대해서 사람들은 생각하기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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