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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읽는기쁨

구름과 바람의 길 / 이성선

샌. 2025. 9. 14. 10:16

실수는 삶을 쓸쓸하게 한다

실패는 생(生) 전부를 외롭게 한다

구름은 늘 실수하고

바람은 언제나 실패한다

나는 구름과 바람의 길을 걷는다

물속을 들여다보면

구름은 항상 쓸쓸히 아름답고

바람은 온 밤을 갈대와 울며 지샌다

 

누구도 돌아보지 않는 길

구름과 바람이 나의 길이다

 

- 구름과 바람의 길 / 이성선

 

 

구름과 바람을 보며 자유를 그리지만 시인은 쓸쓸함과 외로움으로 위안을 삼는다. 자유와 쓸쓸함이 다른 듯하나 가만히 들여다보면 하나다. 쓸쓸함이 없는 자유는 없다. 또한 자유는 고독하고 쓸쓸하다. 그래서 아름답다고 하지 않는가.

 

어제 옛 영화 '박하사탕'을 다시 봤다. 어느 부분에서 '삶은 아름답다'를 가지고 희롱하는 장면이 나온다. 운동권 학생이 노트에 적어놓은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굉장한 무게감으로 다가왔다. 시인의 '구름과 바람이 나의 길이다'라는 시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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