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산. 바. 라. 기.
경안천 버들(260123) 본문

겨울은 모든 생명에게 혹독한 계절이다. 동물을 땅속으로 피신하거나 따뜻한 곳으로 옮겨갈 수가 있다. 그러나 나무는 움직이지를 못하니까 제자리에서 온몸으로 추위에 맞서며 버텨내야 한다. 나무는 인고에 관한 한 최고의 경지에 올라 있다.
겨울 강변에 서서 경안버들을 바라본다. 경안버들은 강 한가운데서 거칠 것 없이 불어오는 칼바람을 맞으며 묵묵히 서 있다. 참으로 당당하고 의젓하다. 히터를 틀고 두꺼운 옷으로 무장하고도 쩔쩔매는 인간의 입장에서는 경이롭기만 하다. 영하 30도의 기온도 나무 세포는 견뎌낸다. 나무의 겨울나기는 자연의 신비 중 하나다.
나무야 나무야 겨울나무야
눈 쌓인 응달에 외로이 서서
아무도 찾지 않는 추운 겨울을
바람 따라 휘파람만 불고 있느냐
평생을 살아봐도 늘 한 자리
넓은 세상 얘기도 바람께 듣고
꽃 피는 봄 여름 생각하면서
나무는 휘파람만 불고 있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