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백어에게 말씀하시다. "'주남'과 '소남'의 시를 공부했느냐? 사람이 '주남'과 '소남'의 시를 공부하지 않으면 마치 담장에다 낯을 맞대고 섰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
子謂伯魚曰 女爲周南召南矣乎 人而不爲周南召南 其猶正牆面而立也與
- 陽貨 9
'주남'과 '소남'은 <시경(詩經)>의 한 부분이다. 아들에게 하는 말을 통해 시 공부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앞에서 시 공부의 실용적인 이득을 말했다면, 여기서는 부정적인 측면을 밝힌다. 시 공부를 안 하면 담장에다 낯을 대고 있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세상을 보는 자기 눈이 생기지 않는다. 앞에서 '詩可以觀'이라 한 부분과 연결된다. 지식으로 아는 것은 남의 눈으로 보는 것이다. 시나 예술을 포함한 인문적 소양만이 자기 눈을 뜨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