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살이의꿈

10년 주기의 인생

샌. 2010. 12. 4. 09:28

명리학에서 대운(大運)은 10년 주기로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운을 말한다. 그래서 대운을 예견하고 그 흐름을 알면 행운과 불행에 미리 대비할 수 있다고 한다. 명리학 책을 보니까 복잡하고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이 있는 것은 둘째 치고 황당해 보이는 내용이 많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이 되고 있다. 과연 공부해 볼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 그런데 이 대운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고 있다. 내 인생을 돌아볼 때 10년 주기로 삶의 틀이 변했음을 알게 된다.


명리학에서는 대운이 바뀌는 해를 계산하는 법이 설명되어 있다. 월주를 육십갑자 순으로 세는데 이것도 남녀가 다르다. 순행이 있고 역행이 있다. 복잡해서 내 대운이 바뀌는 해는 아직 계산해보지 못했다. 그런데 경험상 나에게 그 해는 만 나이로는 여덟 살, 집의 나이로는 아홉 살이 되는 게 틀림없다. 내 인생을 돌아보면 그것이 너무나 뚜렷하게 드러난다. 명리학 계산대로 했을 때 만약 9나 8이 나온다면 내가 살아온 길과 정확히 일치한다. 그때는 명리학 공부를 한 번 제대로 해 보리라고 생각하고 있다.


나에게 18, 28, 38, 48살이었을 때는 인생의 전환기였다. 큰 변화가 일어난 나이였다. 그 나이 뒤 10년이 지나면 다시 새로운 변화가 생겼다. 그런 변화나 선택에 의해 10년간의 삶이 지배를 받았다. 지금은 48세부터 시작된 삶의 틀이 이제 끝나가고 있음을 느낀다. 묘하게도 58세가 되는 내년에는 퇴직을 하게 되면서 다시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 평생을 직장생활을 한 사람에게 은퇴만큼 큰 변화도 없을 것이다. 사람의 인생이 10년 주기로 변한다는 사실을 경험상 믿지 않을 수 없다. 내 인생이 그렇게 흘러왔다.


지난 10년은 내 인생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시기였다. 인생을 항해에 비유한다면 그동안은 안전한 연안 뱃길을 따라 항해하다가 일부러 폭풍우 치는 바다로 나가본 시기였다. 많은 것을 잃었고, 많은 것을 얻었다. 이제 다시 바다는 잔잔해졌고 여명이 밝아오고 있다. 지금은 한 시기가 끝나가고 새 시기가 다가오는 때다. 그래서 마음이 설렌다. 동시에 미지의 삶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젠 내가 내 삶의 진정한 주인이 되어야 한다. 새롭게 펼쳐진 무대에서 어떤 연기를 하느냐는 오직 나에게 달려있음을 안다. 기대와 희망으로 다가오는 10년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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