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여만이 공중으로 날아갔다. 돈도 돈이지만 전혀 납득하지 못하는 억울한 상황이라서 지난 몇 달간 우리 부부는 마음고생이 컸다. 아이들에게는 최근에야 그런 사실을 알렸다.
그랬더니 둘째가, 지나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니라면서, 엄마를 위로하더란다. 그리고 엄마에게 주려고 저금한 게 있다면서 통장을 주더라고 했다. 그 말을 들으면서 아이의 마음씀이 고마워 눈물이 핑 돌았다. 특히, 지나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니다, 라는 말이 가슴을 울렸다.
그렇다. 모든 것은 지나간다. 괴로웠던 순간도 지나고 나면 대수롭지 않게 여겨진다. 왜 그 일로 그렇게 노심초사했는지 의아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인생이란 그런 것이다. 기쁨도 슬픔도 행복도 불행도 영속하는 것은 없다. 조금만 긴 시간을 내다볼 줄 안다면 절망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시련은 있지만 좌절은 없다. 도리어 지금의 고통이 인생의 보약이 되기도 한다.
세 사람이 길을 걸어가면 반드시 내 스승이 있다. 공자님의 말씀이다. 어떤 때는 아이가 내 스승이 되기도 한다. 고상한 철학적 언설보다 가족의 따스한 한 마디가 더 큰 힘이 된다. 지나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니니까, 내 마음 속 원망과 분심을 잠재우고 위로해 준 아이의 가르침이었다.
'참살이의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위 (0) | 2011.01.25 |
---|---|
보편적 복지와 기본소득 (0) | 2011.01.18 |
퇴계 선생의 묘비명 (0) | 2010.12.14 |
10년 주기의 인생 (0) | 2010.12.04 |
나대로 함께 (0) | 2010.1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