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붓꽃의 야생종만 200종이 넘는다고 한다. 그러니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붓꽃 종류도 상당할 것이다. 그중에서 산길에서 가끔씩 만나는 붓꽃이 있다. 키 작은 각시붓꽃이다. 붓꽃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귀엽고 아담하고 예쁜 꽃이다.
붓꽃 종류는 난초를 닮은 잎과 어울려야 아름답다. 각시붓꽃도 마찬가지다. 어쩌면 잎 속에 묻혀 있으므로 키 커서 잎 위로 올라온 붓꽃보다 더 붓꽃다운 특징이 있다. 그런 겸손함이 붓꽃의 동양적 성격을 더 드러나게 해준다. 붓꽃보다는 각시붓꽃이 더 예쁘게 보이는 이유다. 각시붓꽃을 보면 그 아리따운 모습에 누구라도 감탄을 금치 못한다. 그리하여 더욱 수난을 당하기도 한다.
각시붓꽃은 우리나라 특산식물이면서 멸종 위기종이다. 아직은 산길에서 가끔씩 만나지만 이대로 가면 앞으로 어찌 될지 모른다. 예쁜 것은 눈으로 보면서 뒤에 올 다른 사람의 기쁨도 생각해 주어야 한다. 산길을 걷다가 파인 구덩이를 보면 가슴이 뜨끔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