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장봉도 산길을 걷다

샌. 2010. 5. 21. 18:02


부처님 오신 날, 아내와 함께 서해에 있는 장봉도에 갔다. 영종도 삼목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30분을 가면 만나는 섬이다. 섬을 가로질러 걷는 산길이 좋다고 해서 일부러 찾았다. 휴일이라 복잡할 걸 예상하고 일찍 집을 나섰는데 웬걸, 안개로 배가 두 편이나 결항되었다. 거의 두 시간을 기다려 배를 탔지만 덕분에 사람과 차로 엄청 복잡했다.

 

섬의 옹암선착장에서 부터 북서로 이어지는 초록의 산길은 좋았다. 그러나 단체 등산객이 있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느라 많이 피곤했다. 조용한 산속에서 시끄러운 사람 소리는 너무 신경을 거슬리게 한다. 섬의 최고봉인 국사봉을 지나 장봉3리까지 가는데 세 시간 가까이 걸렸다. 길가에서 붓꽃, 조개나물, 흰민들레, 엉겅퀴, 개구리자리, 등대풀 등의 꽃들도 만났다.

 

낮에는 여름 기분이 들 정도로 더웠다. 서울 지방이 30도 가까이 기온이 올랐다 한다. 오랜만에 먼데까지 가서 걸은 아내는 무척 힘들어 했다. 장봉3리에서 선착장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데 또 한 시간 정도 걸렸다. 오늘은 배와 버스를 기다리다가 더 지쳐 버렸다. 그러니 섬의 풍광도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이래서 돌아다니는 것도 젊었을 때 해야 한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몸이 지치면 어떤 절경도 마음에 닿지 않는 법이다. 그래선지 섬 분위기도 좀 어수선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원래는 섬에서 식사를 하려고 했으나 생략하고 일찍 집에 들어왔다. 장봉도 옆에는 신도, 시도, 모도가 있다. 훗날, 복잡하지 않은 평일에 이들 네 섬을 다시 찾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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