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머리에 나오는 '왜 시를 읽느냐 묻는다면'이라는 글이 인상 깊다. 시를 읽는다는 것이 살아가는 데 무슨 도움이 되느냐에 대한 답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시를 읽는 것은 사는 데 도움이 되고 쓸모도 있다고 말한다. 시는 당신 인생에 피가 되고 살이 된다. 왜냐하면 시는 '다르게 보는 법'을 가르쳐 주기 때문이다. 언어의 반전을 통해 기존의 세계를 뒤집는 것, 그리하여 세계의 틈을 보고 새로운 세상을 여는 것, 그것이 시의 힘이다. 시를 읽는 것은 멈춰서 돌아보는 것이다. 거울 앞에서 머리를 빗듯이 시 한 편을 읽으며 마음을 빗는 것이다. 그렇게 숨을 고르고 마음을 가지런히 하고 나면 다시 먼 길을 갈 힘이 난다. 남들이 좋다는 이 길 저 길 기웃거리지 않고 시를 등불 삼아 오롯이 내 갈 길을 갈 배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