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가닥 달가닥 황소바람 춥다고 창문을 두드린다 달가닥 달가닥 방에 들어오려고 틈만 나면 빠끔빠끔 내려다본다 따뜻한 방에 잠시 쉬었다 가라고 커튼 걷고 창문을 열었다 조금 추웠지만 상쾌했다 새해 아침이다 - 겨울바람 / 박근태 새해 첫날이라고 뭐 별 다른 게 있겠는가. 카톡의 수신 표시만 유별나게 자주 눈에 뜨일 뿐이다. 창문을 여니 여느 아침처럼 냉기가 쏴 하고 몰려온다. 크게 심호흡을 한다. 일흔이 되어서 맞는 새해는 덤덤하다. 기대도 없고 다짐도 없다. 이 나이가 되면 세월의 속임수를 어느 정도 눈치채기 때문이다. 그러려니 하고 살아야 할 텐데 과연 말처럼 쉬울까. 에 나오는 '날카로움을 무디게 하고 어지러움을 푼다[挫銳解粉]'는 구절을 떠올리며 음미해 본다. 나는 좀 더 무뎌질 필요가 있겠다. 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