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에 관심을 갖기 전에 하늘의 구름에 몰두한 적이 있었다. 늘 카메라를 갖고 다니며 진기한 구름 사진을 찍으려고 했다. 아마 젊었을 때 나만큼 하늘을 많이 쳐다본 사람도 없었을 것이다. 당시에 '雲의表情'이라는 칼라로 된 문고본 크기의 일본책이 있었는데 나도 사진이 모아지면 그런 책을 한 권 내고 싶었다. 그런데 결과는 흐지부지 되었고 그때 찍었던 필름들은 박스에 담겨 어딘가에서 잠자고 있다.
지난 1월에 히말라야에 갔을 때 멀리서나마 안나푸르나에 걸린 삿갓구름을 보았을 때는 무척 기뻤다. 사진으로만 보던 것을 두 눈으로 직접 보게 되는 기쁨은 남달랐다.그러나 아쉽게도 너무 거리가 멀어서 사진으로는 남기지를 못했다. 이번에 다시 히말라야에 가게 되면 가까이서 이 구름을 꼭 다시 만나고 싶다.
모자구름이라고도 부르는 삿갓구름은 특이하고 아름다운 모양새를 하고 있다. 마치 도자기를 만드는 물레가 빚어놓은 것 처럼 예쁘다. 공기가 높은 산에 부딪칠 때 생긴 기류가 구름을 만들면서정상부에서부터는 수평으로 회전을 하며 상승하는 것 같다. 그러나 어떤 과학적 설명도 자연의 아름다움을 제대로그릴 수는 없다. 어떤 자연현상은 심미적 영역에 속한다.
인터넷에 올라 있는 몇 개의 삿갓구름을 모아 보았다. 첫번 째 사진은 일본 후지산에 나타난 삿갓구름이다. 이런 사진들을 보면 '산할아버지 구름모자 썼네'라는 노래 가사가 더욱 실감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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