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심학산의 꽃

샌. 2008. 5. 29. 09:43

경기도 파주에 있는 심학산 자락에 돌곶이마을이 있다. 행정구역 명칭으로는 파주시 교하읍 서패리이다. 이 돌곶이마을이 지금 온통 꽃으로 덮여 있다. 이번주 토요일부터는 꽃축제도 열릴 예정이다. 다른 꽃축제장과 다른 점이 산과 마을의 자연 환경을 그대로 이용한 점이다. 심학산을 포함해서 마을 둘레에 있는 논과 밭을 꽃밭으로 활용했다.

 

어제는 내리던 비가 오후에 그쳐서심학산을 찾았다. 자유로를 이용하니 30여 분이면 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다. 축제 개시3 일 전이라 주변은 오픈 준비에 분주했다. 그러나 아직 찾는 사람이 적어 한가로이 꽃구경 하기에는 도리어 더 좋았다.심학산을 중심으로 마을 둘레 약 6만 평에 야생화를 심었다는데 규모가 대단했다. 마을의 골목길을 걸어다니며 꽃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심학산에도 올라보고, 산 아래서 열무국수도 먹고, 총 3 시간여 동안 즐겁게 꽃구경을 했다. 비록 인공적으로 심은 것이지만 부자연스러운 느낌은 거의 들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도 이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인상이어서 더욱 좋았다.

 



꽃 중에서는 양귀비가 가장 많았다. 특히 붉은색의 양귀비가 들판을 덮고 있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이 양귀비는 개량된 원예품종으로 마약 성분이 없어 관상용으로 자유롭게 키울 수 있다고 한다.



꽃이 피기 전 양귀비의 모습. 고개를 숙이고 있던 망울에서 꽃이 터져 나온다. 이번에 양귀비꽃이 피는 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금영화 꽃밭. 금영화는 이번에 처음 알았다. 양귀비과라고 한다. 그래선지 양귀비와 닮은 점이 많다. 그러나 양귀비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은은하면서 귀족적인 품위가 느껴지는 예쁜 꽃이다.

 



심학산 정상. 심학산(尋鶴山)은 해발 194 m의 나즈막한 산으로 넓은 벌판 가운데 우뚝 서있다. 그래선지 밑에서 보면 실제보다 훨씬 높아 보인다. 조선시대 영조 때 궁에서 기르던 학이 날아갔는데 이 산에서 찾아서 심학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산은 산책하기 좋도록 깔끔하게 정비가되어 있고, 특히 정상부는사방을 조망하기에 아주 좋다. 정자에 오르니 답답했던 가슴이 탁 트였다. 그리고 여기서 참으로 오랜만에 제비를 만났다.마치 옛친구를 만난듯 매우 반갑고 기뻤다.



정상에서 바라본 북서쪽 풍경. 한강이 임진강과 합류하며 서해로 흘러간다. 남쪽으로는 일산, 북쪽으로는 파주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였다.

 



산길에는 때죽나무가 많았다. 이번 비 탓인가, 나무 아래는 떨어진 꽃들로 하얬다.낙화에서도 향긋한 꽃향기가 났다.

 


 

산을 내려와서 만난 유채꽃밭. 이 꽃밭 옆의 비닐하우스 식당에서 열무국수를 맛있게 먹었다. 산행으로 땀이 많이 났고, 그래서 국수는 더욱 시원하고 맛있었다.

 



밭둑에 피어 있는 돌나물꽃. 이건 아마 자연스럽게 자란 것이리라.

 



패랭이꽃. 색깔로 보아 개량된 원예종으로 보인다.

 


 

하늘매발톱. 이 외에도 모양과 색깔이 다양한 여러 종류의 매발톱을 볼 수 있었다.

 



끈끈이대나물. 끈끈이대나물의 영어 이름이 'catchfly'이니 이 꽃에는 이름 그대로 끈끈한 액체가 분비되는 것 같다.

 



붓꽃을 닮은 꽃창포.

 



마가렛과 안개초. 뒤에 보이는 작은 하얀색 꽃들이 안개초다. 멀리서 보면 안개꽃과 비슷한데 가까이서 보면 전혀 다르다. 안개꽃과 안개초, 구분해야 될 것도 많다.

 



뒷 배경은 안개초인데 앞의 꽃은 이름을 확인하지 못했다. 이곳은 꽃이름이나 꽃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것이 흠이라면 흠이었다.

 



여러 종류의 꽃들이 피어 있는 꽃밭.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시골집 담에는 예쁜 벽화까지 그려져 있다. 어찌 보면 주변의 꽃들과 어울려 보이고, 어찌 보면 그냥 자연스럽게 놓아두는게 나아 보이고...

 



마을 논에는 벼 대신꽃들로 가득했다. 그러나 아름다운 것이 어찌 꽃만이겠는가. 물이 찰랑거리는 벼가 자라는 논도 꽃 못지않게 아름답다. 그래서 외롭게 한쪽 귀퉁이에 남아있는 논이 더욱 반가웠다. 저녁이 되어선지 개구리의 노래 소리도 들렸다.

 

비록 흐린 날씨였지만 숲과 꽃 속에 묻혔던 아름다웠던 시간이었다. 심학산 돌곶이 꽃축제는 오는 31 일부터 6 월 8 일까지 열린다. 올해가 두 번째라고 한다. 심학산 산행을 겸해 너른 들판에서 꽃구경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장소로 추천하고 싶다.

'꽃들의향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개초  (2) 2008.06.12
꽃양귀비  (0) 2008.06.02
튤립나무  (0) 2008.05.23
붉은인동  (1) 2008.05.20
줄딸기  (0) 2008.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