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STOP CO2

샌. 2007. 4. 23. 09:16



어제 '지구의 날'에는 행사가 열리는 대학로와 기념 조형물이 있는 시청 앞을 다녀왔다. 이번 '지구의 날'은 'STOP CO2'가 상징하듯이 지구온난화에 대한 우려와 경고가 주를 이루었다. 특히 지난 겨울에 유례없는 따뜻한 기온을 경험했기 때문에 누구나 몸으로 기후 변화를 느낄 수 있었는데 시의적절한 주제였다고 생각된다. 사실 대기오염으로 인한 지구온난화는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이 많은 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거시적 기상 변화를 몸으로 느낄 수 있다면 엄청난 급변이 아닐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온난화가 지속되면 열대우림이 급격히 황폐화되고, 앞으로 50년 이내에 현 생물종의 50% 가까이가 멸종할 것이라는 보도도 있었다.

 

'지구의 날'은생명의 모태인 지구를 돌아보고 우리의 행동양식에 대해 반성하는 날이다. 1970년 4월 22일에 첫 행사가 열린 이래 올해가 38회 째이다. 행사를 치를 때마다 지구환경이 개선되는 긍정적 보고보다는 매번 위기의식만 높아지는 것이 안타깝지만 그나마 이렇게 환경위기에 대해 관심을 유도하는 날이 있다는 것이 위안이 되기도 한다.

 



대학로의 차도에는 많은 부스가 설치되어 여러 환경단체에서 다양한 홍보를 하고 있었다. 다만 객관자가 느끼기에 준비가 깊이있게 되지 못한 것 같고, 흥미 위주의 이벤트성 행사중심이어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힘이 떨어지지 않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지구의 날' 행사라면 다른 일반 행사와는 다른 뭔가 색다르고 진지한 분위기가 느껴져야 한다고 본다. 환경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고민해야 될 사항이 아닌가 싶다.

 

행사장에서 아이들을 인솔하고 나온 후배 J를 우연히 만났다. J는 중학생인 아들을 대안학교에 보내고, 환경운동을 하면서실제 자신의 생활로 생태적인 삶을 실천하고 있는 내가 존경하고 있는 후배다. 소변도 페트병에 여러 번 담았다가 나중에 한 번에 처리하는방법도 알으켜 주었다. 엄연히 불편한 게 사실이지만 물을 절약하는 것이라면 기꺼이 감수하는 것이다. 자신의 일보다는 사회적 문제에 관심이 많아 늘 헌신적이다. 야외 벤치에 앉아세상 돌아가는 얘기, 개인적인 여러 얘기들을나누고 헤어졌다.얘기 말미에우리는 사회 부적응자인 것 같다고 하며 크게 웃었다.

 

하찮게 보이는 작은 행동이 모이고 모이면 결국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거대 담론이 아니라 먼저 나로부터 시작되는 작은 실천이다. 마침 어제 저녁 8시에 KBS에서는 '지구의 날' 특집으로 '공정한 무역(Fair Trade)'에 대해 방송했다. 의식 있는 소비자들의 힘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자본의 거대한 힘도 결코 생명을 짓밟을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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