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그래도 한강이 있어 아름답다.
한강변의 넓은 억새밭을 노랗게 물들이며 빌딩들 사이로 해가 진다.
가을도 저물었다.
어제부터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며 겨울의 시작을 알린다.
지금 도시의 아파트 생활에서야 겨울 준비가 별 다른게 없지만, 옛날에는 김장을 하고 연탄을 들여 놓으며 겨울 준비에 부산했다.
그 당시 할머니, 동생과 셋이 살 때에도 배추를 50포기넘게 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좁은 부엌에 연탄을 가득 쌓고, 냉기를 막기 위해 방 창문 바깥에는 비닐을 붙였다.
벽으로는 왠 찬 바람이 그렇게 들어 왔는지 한창 추울 때는 이불로 벽에 커튼을 쳐야했다.
가끔씩 연탄 가스가 들어와서 어떤 날 아침은 정신이 몽롱해서 깨어났다.
그래도 밖에 나가 찬 공기를 쐬면 이내 정신이 들었다.
작은방 한 칸에 옹기종기 모여서 아랫목에 펴 놓은 이불 밑의 온기를 나누며 그렇게 겨울을 보냈다.
지금은 한 겨울이라도 아파트 안에서 여름같이 살고 있지만.....
그래도 그 때 겨울은 따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