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검단산에 오르다

샌. 2011. 5. 28. 22:30


물리과 동기들의 19차 정기산행으로 검단산에 올랐다. 하남 애니메이션고등학교 앞에서 9시 30분에 네 명이 모였다. 검단산을 추천했던 S는일이 바빠 나오지 못했다.

 

검단산은 예전에 자주 오른 산이었지만 이번에는 완전히 새로운 코스를 택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을 벗어나 오솔길을 따라 올라갔다. 햇살 따갑고 더웠으나 짙은 나무그늘이 보호막이 되어 주었다.

 


정상 바로 전에 가파른 계단으로 된 불친절한 구간이 있었다. 정상의 넓은 공터에서 간식을 먹고 H가 가져온 진도 홍주를 몇 잔씩 나누었다. 토요일이라 사람들 많았다.

 


 


하산길에 전망바위에서 바라보이는 조망이 시원했다. 잠자고 있던 바람도 깨어나 땀을 식혀 주었다. 여기서는 한강과 덕소, 하남, 그리고 멀리 서울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였다. 검단산에서는 이곳에서의 조망이 가장 뛰어나다.

 


비록 너댓명 정도만 참가하는 산행이지만 어느덧 열아홉 번째를 맞았다. 같은 친구들이지만 산에서 만날 때가 가장 허심탄회해서 좋다. 산은 마음을 열게 한다. 저 초록을 닮아 마음도 푸르러진다.

 

* 산행 시간; 09:30 - 12:30

* 산행 경로; 애니고교 - 오른쪽 오솔길 - 정상 - 전망바위 - 유길준묘 - 애니고교

 


* 동기들 홈피에 올린 산행기

 

5. 28. 9시에 천호역에서 용숙이와 만나 다시 버스를 타고 산행 들머리인 애니메이션고등학교로 향했다. 차 안에서는 은퇴 후의 삶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은퇴라고 하면 유럽 사람들은 자유를 연상하는데, 한국 사람들은 두려움을 떠올린다는 조사 결과가 얼마전에 나왔다고 용숙이가 전해 주었다.

 

애니 앞에서는 우섭이 형과 천옥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천옥이는 가족 행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무리해서 참석했다. 뒤에 어부인한테 야단이라도 맞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늙을수록 사모님 말씀을 잘 따라야 하는데 너무 친구 좋아해도 안 되는 것 알지?

 

우섭이 형의 안내로 산 속 오솔길을 따라 넷은 등산을 시작했다. 그늘이 짙고 한적해서 좋았다. 밖은 30도까지 오른 햇살 따가운 날씨였다. 넓은 잣나무 조림지를 지나 쉬엄쉬엄 올라갔다. 정상 직전은 가파른 경사의 조금은 불친절한 계단길이었다. 숨가쁘게 치고 올라가 657m 정상에 섰다.

 

정상에서 예대로 인증샷을 찍고 각자 가져온 간식을 맛있게 먹었다. 정상주를 위해 천옥이가 진도홍주를 꺼냈다. 50도나 되는 독주인데도 달콤해서 여러 번 병뚜껑잔을 돌렸다. 다 비울 수도 있을 것 같았는데 하산길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검단산 전망바위에 서니 하남, 덕소, 서울 풍경이 환상적으로 펼쳐졌다. 한강이 유유히 흐르고 건너편 예봉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까웠다. 바람도 서늘해 땀을 식히며 눈맛을 만끽했다. 가진 것 적어도 이때만은 온 세상이 우리 것 같다. 산행의 맛이란 이런 게 아니던가.

 

유길준 묘를 거쳐 내려와 애니고교 옆 검단산 주막집에서 시원한 막걸리로 입을 축이고 콩국수로 요기를 했다. 우섭이 형의 단골집이라 더 서비스가 좋았다. 이른 더위에도 불구하고 심신을 상쾌하게 한 시원한 산행이었다. 좀더 많은 친구들이 함께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정수는 검단산을 추천해 놓고는 다른 데로 가 버렸다.

 

천옥이가 수학여행 가는 아이들 인솔해 경주에 가서 내가 대신 산행기를 적었다. 다음 달 산행은 6월 26일(일)입니다. 장소는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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