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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속일상

가을이 시작된 뒷산 한 바퀴

샌. 2025. 9. 15. 09:07

아침저녁으로 부는 바람이 서늘해졌다. 한낮의 햇볕을 굳이 피하지 않아도 된다. 밤에는 창문을 모두 닫고 침대 난방을 넣는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계절의 차이를 확연히 실감한다.

 

가을이 시작된 뒷산에 올랐다. 이번에는 시계 반대 방향으로 한 바퀴 돌았다. 항공모함을 향해 제로센 전투기처럼 달려들던 산모기의 기세도 누그러졌다. 이놈들의 집요함은 9월 하순은 되어야 사라질 것 같다.

 

 

뒷산의 흙길은 편안하다. 길 상태만 친다면 이만큼 좋은 길을 가진 산도 드물 것이다. 더구나 언제 찾아도 호젓하다. 한 바퀴 도는데 두 시간 반 정도 걸리니 거리도 적당하다. 집 바로 뒤에 이런 산이 있다니. 하지만 이런 혜택과 얼마나 친하게, 그리고 고맙게 지내느냐는 다른 문제다. 귀한 게 가까이 있으면 귀한 줄을 모르는 게 사람의 마음이다. 미안하다, 뒷산아!

 

 

오래된 노트에서 이런 문장을 봤다.

 

"새는 울고 꽃은 핀다. 중요한 건 그것밖에 없다. 절망할 수 없는 것조차 절망하지 말고..."

 

검색해보니 정현종 시인이 쓴 시의 한 부분이다. 인간사가 아무리 복잡다난한들, 새는 울고 꽃은 핀다. 꽃은 지고 열매가 맺는다. 천지불인(天地不仁)이다. 사소한 것을 침소봉대하지 말자! 징징대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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