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산. 바. 라. 기.
1410f(6) 본문

이
세상
그래도
어디선가
꽃이 피고
사랑을 하고
희망은 부풀고
꽃잎은 떨어지고
(141033)

이 고비만 넘기면 돼 그러나 내가 오른 건 수많은 봉우리 중 하나였을 뿐 넘어야 할 고개와 능선이 까마득히 멀어 지평선 너머에는 과연 빛의 궁전이 기다리고 있을까 그래도 소중한 건 지금의 한 걸음이야 가다 보면 숲길도 나오고 옹달샘도 만나지 앞을 막아선 고개도 이젠 두렵지 않아 그저 하나의 봉우리일 뿐이야 지치고 고단해도 나그네는 뒤돌아보지 않아 독백하며 힘을 내지 이 고비만 넘기면 돼
(141034)

어둔 밤
향기에 이끌려
살금살금
너였구나
(141035)

바다를 굽어보는
암봉 위
한 그루
소나무처럼
홀로
단단하게
(141036)

이보시오
젊음을 너무 자랑하지 마시오
머리에 서리 내리는 것 한순간이라오
이보시오
나이든 게 벼슬이 아니라오
지혜롭고 겸손하도록 애쓰는 게 우선이오
이보시오
몸 아프면 서럽기 그지없소
생로병사는 숨탄것들의 숙명이니 어쩌겠소
이보시오
못다 이룬 꿈 슬퍼하지 마오
시대를 잘못 만난 거지 그대 탓이 아니라오
(141037)

내일은,
영원히,
이런 말은 하지 마
지금 이 순간만이
진실이라고 말해 줘
그날 원추리 꽃밭에서
넌 말했지
(1410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