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산. 바. 라. 기.
1411a(5) 본문

주인장은 멀리
단풍 구경 보내고
졸며
흔들리며
유유자적 즐기는
홀로 가을
(141101)

"세상한테 지는 게 아니라고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거라고"
큰소리 땅땅 치며
돌아섰으나
얼마 안 가 터덜터덜
두 손 들고 돌아올 줄
누가 알았으리
(141102)

천둥 치고 번개가 꽂히고 폭우가 쏟아졌다. 홀딱 벗고 두 팔 벌린 채 마당 한복판에 섰다 '쇼생크 탈출'에 나오는 장면처럼 빙글빙글 회오리 속을 헤엄치는 물고기가 되었다 너희들 흉내를 내 보고 싶었던 어느 날 밤이었다
(141103)

후두둑, 소나기 지나가자
글자 하나 생겼다
"!"
(141104)

해 저무는데
시간 없당께롱
산등성이에서
막춤이 요란하다
(14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