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산. 바. 라. 기.
1411c(6) 본문

불덩이
불끈
물이 불을
낳는다
쉿!
(141112)

때로는
거꾸로도
살아보고
싶다
(141113)

따뜻한 봄날이다 손에 풍선을 들고 고모 등에 업혀 있다 기분 좋다 그런데 풍선을 놓친다 훨훨 날아가는 풍선 앙 울음을 터뜨린다 "내 풍선 줘 내 풍선" 고모는 뛴다 그러나 어림 없다 풍선은 아득히 산 너머로 사라진다
내 최초의 기억이다 사라진 것에 대한 막막한 그리움은 뇌리에 각인이 되어 지금까지 남아 있다 풍선에서 사람으로 사람에서 다른 무엇으로 대상만 달라지고 있을 뿐
(141114)

덜 떠들고
더 침묵하고
덜 쏘다니고
더 생각하고
덜 쌓고
더 배풀고
덜 조급하고
더 여유있고
덜 경쟁하고
더 배려하고
덜 꿈꾸고
더 행동하고
(141115)

뭘 얻어먹겠다고
백수한테 찾아왔는지
분명 덜 떨어진
놈일 거야
답답해 못 견디겠다고
투덜대며 도망가 버린다
"머 이런 인간이 다 있노
니 혼자 잘 먹고 잘 살아라, 임마"
(고뿔 손님이 찾아왔을 때 나는 복숭아 통조림을 대접한다)
(141116)

무얼 잘 하고 있다고
엄지 척을 해 주니
부끄럽구나
(14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