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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속일상

낙엽 덮인 산길을 걷다

샌. 2025. 11. 9. 10:18

가을이 익어가고 있다. 나뭇잎 색깔이 황홀하게 변해간다. 눈 가는 곳마다 감탄사가 절로 난다. 초록의 단조롭던 풍경이 이토록 다채롭게 변할 수 있는지 놀랍다. 나무들은 각자의 고유한 색깔을 뽐내며 빛난다. 일 년 중 가장 아름다운 때가 지금이 아닌가 싶다.

 

뒷산에 오르는 발걸음이 가볍다. 바람이 지나갈 때마다 나뭇잎이 우수수 떨어진다. 마른 낙엽은 발에 밟히며 바삭거린다. 심호흡을 깊게 한다.

 

 

겨울을 건너기 위해 사람은 두꺼운 옷을 껴입지만 나무는 옷을 벗고 벌거숭이가 된다. 몸 안의 물기마저 모조리 버린다. 나무가 겨울을 견디는 방식은 장엄하기까지 하다. 가을 숲은 이런 나무의 다짐으로 가득하다. 힘든 계절을 맞으려는 나무의 자세는 인간이 본받을 만하다. 정면으로 부딪치고 헤쳐 나가는 용기 말이다.

 

 

뒷산은 우리나라 다른 야산과 마찬가지로 참나무류가 주종이다. 뒷산의 가을은 황갈색이다. 자연과 인공의 경계에 단정한 단풍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가을 숲은 잘 익어가는 밥솥 같다. 구수한 내음이 향기롭다. 나도 이처럼 잘 익어가야겠다는 생각이 얼핏 스친다.

 

 

구름이 잔뜩 덮인 날이었다. 원래는 백마산 등산을 계획했었는데 흐린 날씨가 움츠러들게 해서 뒷산으로 바꾸었다. 대신 한 바퀴를 돌았고 15,000보가 찍혔다. 몸에 생기가 돌고 활성화되는 듯하다. 산길을 걷고 나면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 뭔지 모르지만 산의 기운(氣運)이라는 게 있다고 믿지 않을 수 없다. 생체 에너지는 자연의 에너지와 조화를 이루어야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걸 느끼고 알면서도 제대로 실천을 못하니 나는 정녕 바보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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