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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속일상

2025 첫눈

샌. 2025. 12. 5. 08:56

치맥을 마시고 나와 버스를 기다리는데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가는 눈발이지만 도시의 희뿌연 하늘을 가득 채우며 찾아왔다. 종종걸음 치며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다들 설레보였다. 버스는 첫눈 속을 느릿느릿 나아갔다. 내 옆에 선 한 소녀는 미소를 띤 채 휴대폰으로 무언가를 전송하고 있었다. 메시지가 나에게 온 듯 기분이 좋아졌다.

 

집 앞에 도착하니 눈은 더욱 촘촘해졌다. 

 

 

생맥주집에서 앞자리에 앉았던 친구는 500cc 두 잔에 꾸벅꾸벅 졸았다. 그의 구부러진 허리와 치과 치료를 받는다고 발치한 앞니의 뻥 뚫린 쓸쓸한 자리가 슬펐다. 젊었을 때는 운동으로 다져진 강인한 육체를 모두가 부러워했다. 철봉에 매달려 360도 회전을 연속으로 하면 박수를 치며 응원했는데, 세월 앞에서는 장사가 없구나. 12월의 첫눈이 마냥 설레는 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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