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산. 바. 라. 기.
원기를 회복하는 어머니 본문
어머니가 차차 원기를 회복하는 게 보인다. 뼈가 완전히 아물고 정상이 되었다는 결과가 나온 뒤다.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는데 그만한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어쨌든 사고 전 상태의 9할 정도까지는 돌아왔다. 도리어 늘 시달렸던 다리 통증은 사고 전보다 줄어들었다. 수술 후 조리를 하느라 몸을 무리하게 쓰지 않은 영향이 클 것이다.
어머니가 운동 삼아 동네를 산책하는 걸 보면서 사람들이 모두 놀란다.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저 할머니는 이제 못 일어난다, 누워서 지낼 것이다,라고 여겼다고 한다. 아흔다섯 노인이 뼈가 부러져서 수술을 받았는데 다시 활동하리라고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으리라. 어머니는 그런 선입견을 깨 보여주고 있다.

어머니를 모시고 나가 짧은 드라이브를 한 뒤 풍기역 앞에 있는 '한결청국장'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어머니는 밥 한 공기를 거의 다 비우셨다. 이렇게 많이, 그리고 맛있게 드신 것은 요 몇 년 사이에 본 적이 없다. 몸과 정신이 회복되고 있는 좋은 사인이다.

그런데 이 청국장집 정말 괜찮다. 'Since 1980'이라는 이름값을 제대로 한다. 원래부터 소문이 났다는데 고향의 맛집을 나는 이제야 알게 되었다.

식사 후에 풍기역 구내를 한 바퀴 돌아보았다. 한 켠에 녹슬어가는 옛날 증기기관차가 전시되어 있고, 옆에 급수탑이 보전되어 있다. 옛 기억을 일깨우는 것은 이 둘밖에 없다. 역사나 주변은 완전히 새롭게 변했다.


중소도시는 큰길 주변 외양은 깔끔해 보여도 한 발자국만 안으로 들어가면 허름한 옛 골목과 만난다. 낡아가는 집을 보면 내가 어렸을 때 있었던 그 집이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정겹다. 아파트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사람 사는 정취가 스며드는 것이다.

어머니는 큰 고비를 넘겨 다행이다. 이제야말로 의지 강한 어머니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여동생이 곁을 지키고 있으니 떠나오는 마음이 무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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