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산. 바. 라. 기.
첫 고니(2025) 본문
11월 초에 고니가 왔다는 소식을 들었으나 이제야 경안천으로 보러 나갔다. 나에게만 '첫'일뿐 한참 늦었다. 걷기를 겸해 차 대신 걸어서 다녀오기로 했다.
세 시간 넘게 경안천을 걷는 동안 고니는 딱 세 마리만 봤다. 고니 본진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는가 보다. 아니면 다른 곳에 모여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내가 만난 고니는 먹이 활동을 하느라 여느 때보다 분주했다. 먼 길을 여행하느라 허기가 졌으리라고 해석해 본다. 고니가 건져 올린 수초 조각을 얻어먹으려고 오리들이 고니를 호위하듯 따라다녔다. 상부상조의 아름다운 풍경이었지만 수질이 너무 나쁜 게 안타까웠다.




청둥오리가 많이 보이고,

멀리 흰죽지도 눈에 들어왔다.

이맘 때면 백로가 한 군데에 모여 있는 것을 본다. 얘들은 떠날 때가 가까운가 보다. 고니는 찾아오고 백로는 떠난다. 긴 여정을 위해서는 함께 갈 동반자가 필요하다. 그래서 새들은 출발하기 전 한 장소로 집합하여 무리를 이룬다. 무슨 신호를 주고받으며 모이는지 그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경안천을 따라 난 산책로는 단정하며 한적하다.



돌아오는 길에 채운(彩雲)을 봤다. 채운은 높은 구름 속 얼음 결정으로 빛이 굴절하여 생기는 현상이다. 채운이나 햇무리가 나타나면 다음날은 흐리거나 비가 온다는 말이 있다. 마침 내일은 비가 온다는 예보가 떠 있다. 이런 게 맞으면 왠지 기분이 좋다.

고니를 보기 위해 걸어서 왕복했더니 23,000보가 찍혔다. 올해 들어 2만 보가 넘은 것은 처음이었다. 오른쪽 엉치 부분이 뻐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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