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장자[162]

샌. 2011. 4. 16. 11:41

벌을 받아 발꿈치가 잘린 현자는 수놓은 옷을 바라지 않는다.

그는 세상의 비난이나 기림을 상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형수가 높은 곳에 올라도 두렵지 않은 것은

죽고 사는 것을 잊었기 때문이다.

두루 허물없는 사이여서 대접하지 않는 것은

남이란 생각을 잊었기 때문이다.

남을 잊고 생각대로 행동한다면 자연인이라 할 것이다.

 

介者치畵

外非譽也

胥靡登高而不懼

遺死生也

夫復습不饋

而忘人

忘人因以爲天人矣

 

- 庚桑楚 12

 

공자는 나이 70에 종심소욕불유구(從心所欲不踰矩)에 이르렀다고 했다.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해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는 뜻이다. 장자가 생각대로 행동한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마음이 일어나는 대로 행동해도 순리에 맞는 사람이 자연인이다. 남을 잊는다고 제멋대로 사는 것이 아니다. 남의 평가나 세상의 가치관에 좌우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장자의 자연인이란 인위의 올가미에서 해방된 사람이다. 재갈이 물려진 말이 인위라면 넓은 초원에서 자유롭게 뛰노는 말은 자연이다. 그런 점에서 자연인은 곧 자유인이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게 하리라, 는 말처럼 깨달은 사람이야말로 자유인이며 자연인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인은 물 흐르듯 자연의 순리대로 산다. 중력에 의해 아래로 흘러가는 물의 본성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지나침이 없이 순리에 따라 사는 것이 '성인의 도'[聖人之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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