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남한산성 산책

샌. 2018. 12. 22. 10:45

안양에 사는 G한테서 전화가 왔다. 걱정 되어서 연락한다고 했다. 송년 모임에 나가지 않았더니 엉뚱한 소문이 돈 모양이다. 가족 건강 문제가 심각한 줄 안다. 두문불출한다는 말을 너무 쉽게 하면 안 되겠구나. 사람들은 제 식으로 상대방을 파악한다. 제 앎과 경험의 범위 안에서만 본다. 그게 사람과 사물을 이해하인간의 한계다. 그렇다고, 나는 이런 사람이고 이렇게 살아갑니다, 라고 변명하기도 뭣하다. G는 마음의 감옥에 갇혀 있지 말라고 충고한다. 허허, 하고 웃어넘겼다.

 

 

첫째가 와서 남한산성을 셋이서 산책하다. 함께 걸어보는 것도 오랜만이다. 남한산성 주차비가 3천 원으로 올랐다. 그동안 천 원이어서 싸다 했더니 배포있게 세 배나 인상하며 현실화시켰다. 주차장에서 북문, 서문, 남문을 거쳐 내려왔다. 한 시간 정도 걸었다.

 

 

서문 전망대에서 서울을 본다. 잔뜩 찌푸린 하늘에 연무가 자욱하다. 도봉산 꼭대기만 보인다. 차마 더럽다고까지는 못 하겠다. 깨끗한 나라는 아니다. 물리적 환경처럼 우리 정신도 오염된 건 아닐까. 남 탓 하고, 대륙 핑계만 대면 위안이 될까. 우리가 가는 길이 바른 방향일까?  나라나 개인이나 모두.

 

 

수어장대에서 잠시 머물다.

 

 

남한산성 성당의 아기 예수 구유. 나흘 뒤면 성탄절이다.

 

 

 

점심은 은고개 만둣집에서 했는데, 마당에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대기실이 넘쳐나 밖에까지 나와 있다. 웬일인가 했더니 어제저녁에 이 집이 TV에 나왔단다. 만두를 먹기 위해 1시간이나 기다리다니~ ㅠㅠ. 현대의 TV는 바보상자가 아니라 마술상자다. 그런데 이 집이 싸고 푸짐하고 맛있는 것은 확실하다. 해물파튀를 시켰는데 거의 손을 못 대고 싸가지고 왔다.

 

아침에 G가 말한 '마음의 감옥'이 자꾸 떠오른다. 생각할수록 나를 잘 헤아린 말인 듯하다. 나를 괴롭히는 것은 다른 누가 아닌, 바로 나인 것을. 그걸 잊지 않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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