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의 여산 동헌(東軒) 앞에 있는 느티나무다. 여산은 현이었다가 세종 18년(1436)에 원경왕후의 외가가 있는 곳이라 하여 군으로 승격되었다. 아마 이 느티나무는 그 시기에 동헌이 설치되는 과정에서 심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령은 약 600년이다. 옆에도 다른 느티나무가 몇 그루 있다.
느티나무 아래엔 백지사 터가 있다. 백지사(白紙死)란 죄인의 얼굴을 백지로 덮고 물을 뿌려 질식사시키는 방법이다. 1866년 병인박해 때 천주교인들이 이곳에서 백지사 처형을 당했다. 이 느티나무는 동헌 뜰에서 벌어진 잔인한 광경을 다 보았을 것이다. 150년 전의 상황이 아득하다. 세상은 일변했고, 느티나무만 그때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