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림(靑山林) 깊은 골에 일간토굴(一間土窟) 지어놓고 송문(松門)을 반개(半開)하고 석경(石徑)에 배회(俳徊)하니 녹양춘삼월하(綠楊春三月下)에 춘풍(春風)이 건듯 불어 정전(庭前)에 백종화(百種花)는 처처(處處)에 피었는데 풍경(風景)도 좋거니와 물색(物色)이 더욱 좋다 그중에 무슨 일이 세상에 최귀(最貴)한고 일편무위진묘향(一片無爲眞妙香)을 옥로중(玉爐中)에 꽂아두고 적적(寂寂)한 명창하(明窓下)에 묵묵히 홀로 앉아 십년(十年)을 기한정(期限定)코 일대사(一大事)를 궁구(窮究)하니 증전(曾前)에 모르던 일 금일(今日)에야 알았구나 일단고명심지월(一段孤明心地月)은 만고(萬古)에 밝았는데 무명장야업파랑(無明長夜業波浪)에 길 못 찾아 다녔도다 영축산제불회상(靈蹴山諸佛會上) 처처(處處)에 모였거든 소림굴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