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팀원 12 명이 연습산행을 가졌다. 원래는 화악산을 오르려고 했으나 좀더 낮은 산으로 일정이 변경되었다. 이 분들과는 이번 겨울에 히말라야 랑탕 트레킹을 하기로 계획되어 있다. 나로서는 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와 첫 대면이었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어선지 다들 인상이 좋고 쉽게 가까워질 수 있었다. 이 팀의 주멤버들은 겨울이면 히말라야로 트레킹을 떠난다. 그동안 에베레스트와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다녀왔고, 이번에는 랑탕에 다녀올 예정이다. 나를 포함해서 다섯 명이 이번에 새로이 합류했다.
귀목봉과 강씨봉은 명지산과 화악산 사이에 있는 1000 m 급의 봉우리들이다. 두 봉우리는 오르내림이 반복되는 능선으로 연결되어 있어 트레킹 연습을 하기에는좋았다. 우리는 경기도 가평군 북면 적목리에서 등산을 시작하여 귀목고개를 통해 먼저 귀목봉에 올랐다. 길은 완만한 편이어서 여기까지 오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산을 자주 타는 사람들을 따라갈 수 있을까 걱정되었지만 느리게 걷는 사람에게 속도를 맞추어 주었기 때문에 무리가 되지는 않았다.
아침에는 안개가 끼고 흐릿했는데 낮이 되면서 하늘이 열렸다. 파란 가을 하늘이 넓고 청량했다. 높은 산이라 찬 바람에 대한준비를 해 오라는 당부가 있었는데 바람도 심하지 않고 기온도 높아 겉옷은 벗어야 했다.
귀목봉을 지나서는 산길을 따라 철쭉나무가 무성했다. 봄이면 화려한 철쭉이 장관을 이룰 것 같았다.
강씨봉으로 향하는 능선길에서 점심을 먹고 휴식을 취했다. 멀리 우리가 지나온 귀목봉이 보였다. 능선길에서는 사방으로 펼쳐진 조망이 시원했다.명지산, 화악산, 국망봉, 청계산, 연인산, 운악산, 광덕산등이 눈에 잡힐 듯 들어왔다.
강씨봉은 이 산 아래에 강씨들의 집성촌이 있어서 봍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지금은 아스팔트로 포장된 길을 자동차로 쉽게 들어올 수 있지만 예전에는 화전민들이 사는 산골 오지였을 것이다. 강씨봉을 지나면 포천과 가평을 연결하는 도성고개가 나온다. 여기서 논남리 방면으로 임도를 따라 하산했다.
하산길에 자작나무 조림지를 만났다. 아직 수령이 어리지만그래도 나무의 귀공자다운 품위가 느껴졌다. 자작나무는 가을의 노란색 단풍 또한 일품이다. 그러나 이곳은 깊은 산속이라 단풍철이 이미 한참 지나 있었다.
4 시가갓 지났는데 계곡은 벌써 어둑해졌다. 멀리 명지산 정상이 보였다.마음만 있었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명지산인데 그 산을 바로 옆에서 보니 내년에는 꼭 찾고 싶어졌다. 인접한 연인산도 마찬가지다.
특별히 어려운 코스는 아니었으나 7 시간의 긴 산행이라 내려와서는 많이 피곤했다. 그러나 랑탕에 가자면 이 정도의 걷기는 쉽게 극복해야 할 것이다. 일행은 가평에 나와 닭갈비로 저녁을 한 후 헤어졌다. 서울로 돌아오는 경춘가도는 많이 막혔다.
* 산행경로 ; 가평 적목리 - 귀목고개 - 귀목봉(1050 m) - 오뚜기고개 - 강씨봉(830 m) - 도성고개 - 논남
* 산행시간 ; 09:30 -16:30 (7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