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장자[23]

샌. 2008. 6. 1. 07:58

우리의 삶은 유한하지만 지혜는 무한하다.

유한한 인생으로 무한한 지혜를 따르면 위태로울 뿐이다.

아서라! 지혜대로 행하는 것은 더욱 위태롭다.

좋은 일을 행해도 명예를 붙이지 말고

잘못을 행해도 형벌로 다그치지 말며

중정(中正)을 따라 무위자연의 상도(常道)를 행한다면

몸을 보전할 수 있고 생을 온전히 할 수 있으며

어버이를 봉양할 수 있고 수명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吾生也有涯 而知也無涯

以有涯隨無涯 殆已

已而爲知者 殆而已矣

爲善無近名

爲惡無近刑

緣督以爲經

可以保身 可以全生

可以養親 可以盡年

 

- 養生主 1

 

'양생(養生)'이란 삶을 건강하고 풍성하게 한다는뜻이다. 장자는 결코 현실과 동떨어진 은둔을 노래하는 철학자가 아니라는 것을 여기서도 알 수 있다. 마지막 구절의 '몸을 보전하고, 어버이를 봉양하고, 수명을 다한다'는 것은 현실에 충실하고 현실을 긍정하는 삶이다. 현재를 멋있게, 그러면서도 하늘의 뜻에 맞게 사는 삶을 장자는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 장자가 말하는 것은 유한한 인간의 지식에 얽매이지 말고 자연의 순리에 맞게 살아가라는 것이다. 이 부분의 중심단어인 연독(緣督)의 '督'은 '中'을 뜻한다고 한다. 즉, 중정(中正), 중도(中道), 중용(中庸)으로, 또는 천리(天理)로도 해석된다. 인간의 분별지는 늘 편을 가르고 한 쪽으로 치우친다. 지식은 새로운 욕망을 낳고 삶을 위태롭게 만든다. 그것이 문명 발전의 원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결국은 인간 상실의 근본 원인이 된다. 지나친 의욕이나 욕심은 늘 경계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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