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건청궁이 복원되다

샌. 2007. 11. 3. 08:20



건청궁(乾淸宮)이 복원 공사를 마치고 일반인들에게 개방되었다. 아직은 제한적인 인원에게만 공개를 하고 있는데, 미리 예약을 해야 안내원을 따라 들어갈 수 있다. 낮 시간에 짬을 내어 동료를 따라 구경을 했다.

 

건청궁은 경복궁의 가장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고종과 명성왕후의 거처였다. 흥선대원군의 섭정이 끝날 때인 1873년에 고종은 이 건청궁을 짓고 명성왕후와 함께 기거했다. 건축양식은 일반 양반가옥의 살림집에 비슷하게, 사랑채(장안당), 안채(곤녕합), 부속건물(복수당), 행각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건청궁은 1895년에 명성왕후가 시해된 역사적 현장이기도 하다. 그리고 1887년에는 에디슨 전기회사에서 발전기를 들여와 우리나라 최초로 전등이 가설된 곳이다. 일제시대에 들어 이 건청궁은 철거되었고, 총독부 미술관이 지어졌다. 문화재청이 90여 년 만에 복원하여 이번에 공개했다.

 



장안당(長安堂)에서 바라본 향원정.

 

고종이 거처했다는 장안당에서 바로 향원정이 내려다 보인다. 이렇게 북쪽 방향 약간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향원정의 모습이 새롭다.

 



건청궁을 나와서 향원정을 한 바퀴 돌았다. 연못에는 낙엽이 가득 떨어져 있고, 향원정 일대는 가을의 한가운데에 잠겨 있다.

 



연못 둘레의 나무들도 곱게 가을물이 들었다. 하늘은 더없이 푸르렀고, 고궁은 가을 속에서 잘 익어가고 있었다.

 

동료는 건청궁에 대해 관심이 많았지만, 나는 사람이 지은 건물이나 거기에 얽힌 사연보다는 이런 자연의 모습이 훨씬 좋다.

 

행복했던 가을의 어느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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