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흰배롱나무

샌. 2007. 9. 11. 16:38



어느 날 아침, 경복궁에 들러은행나무 아래서 쉬다가흰 꽃이 피어있는나무를 발견했다.가까이 가보니 흰배롱나무였다. 이때까지 분홍빛 꽃을 피우는 배롱나무만 보다가 흰색의 배롱나무는 무척 반가웠다. 흰배롱나무는 귀하다고 들었는데 우연히 만나게 되어서 더욱 그랬다.

 

배롱나무는 중국이 원산으로 오랫동안 피는 꽃이며, 줄기의 독특한 생김새가 예로부터 귀한 취급을 받아왔다. 그래서 절이나 고가 등에서 오래된 배롱나무를 자주 만날 수 있다. 지금도 원예목으로 사랑 받는 나무 중 하나이다. 그런데 단점은 추위에 약하다는 것이다. 전에 터에다 배롱나무를 심었는데 매 겨울을 날 때마다 가지가 하나씩 상하더니 결국은 가지 반쪽이 완전히 죽어 버렸다. 그래서 중부지방에서 온전히 성한 배롱나무를 보면 그걸 키운 사람의 정성도 함께 느끼게 된다.

 

같은 배롱나무라도 흰 꽃은 붉은 꽃과 분위기가 또 다르다. 붉은색이 여름의 뜨거운 정열을 나타낸다면, 흰색은 더위 중에 지나간 한 줄기 시원한 소나기를 연상시킨다. 눈이 시원하고 그만큼 마음도 시원해진다. 두 나무를 화단에 같이 심어놓는다면 붉은색과 흰색의 조화미가 무척 멋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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